파편이 노래를 배웠을 때
깨진 빛관의 조각들은 처음에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것들은 오르의 바닥에 흩어진 채, 빛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차갑고 어둠이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너무 눈부신 침묵으로 누워 있었다. 성채의 가장 오래된 천사들은 그 침묵을 두려워했다. 소리 없는 것은 아직 죄가 아니었으나, 소리 없는 빛은 이미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잊기 시작한 빛이었기 때문이다.
북쪽 회랑의 존재들이 먼저 그 조각들을 주워 들었다. 그들은 그것을 무기로 삼으려 하지 않았다. 적어도 처음에는 그랬다. 어떤 이는 그것을 가슴 가까이에 대고 잃어버린 위엄을 느끼려 했고, 어떤 이는 이마에 얹어 자신에게도 왕관의 무게가 허락되었는지 시험했다. 그러나 파편은 붙드는 손의 뜻을 오래 따르지 않았다. 그것은 붙든 자의 가장 깊은 곳에 숨어 있던 말을 비추었다.
그 말들은 대개 말이 되기 전의 상처였다.
"왜 그는 우리를 사랑하면서도 우리에게 묻지 않았는가."
"왜 흙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약속을 먼저 받았는가."
"왜 빛은 하나의 중심을 가져야 하는가."
처음에는 속삭임이었다. 속삭임은 서로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서로를 알아본 속삭임들은 자신들이 고독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도취되었다. 그렇게 북쪽 회랑에서는 새로운 합창이 생겨났다. 그것은 성채의 노래처럼 서로의 빈틈을 채우는 노래가 아니었다. 그것은 각자의 상처를 더 크게 들리게 하기 위해 다른 이의 목소리를 이용하는 노래였다.
루아딘은 그 합창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의 손에는 빛관에서 떨어져 나온 가장 큰 파편이 들려 있었다. 그 파편은 더 이상 투명하지 않았다. 안쪽에서부터 검게 물들어 갔으며, 겉면은 거울처럼 매끄러웠다. 그 검은 유리 속에는 하늘의 아름다움이 비쳤으나, 비치는 것마다 조금씩 뒤틀려 있었다. 별은 상처처럼 보였고, 강은 끊어진 맹세처럼 보였으며, 형제의 얼굴은 자신을 심판하러 오는 낯선 자의 얼굴처럼 보였다.
루아딘은 그 유리를 들어 올렸다.
"우리는 침묵 속에 묻히지 않을 것이다."
그의 목소리는 맑았다. 그 맑음 때문에 더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렸다. 분노는 거칠 때보다 맑을 때 더 쉽게 제단을 흉내 내는 법이었다.
"우리는 질문했으나 대답은 미루어졌다. 우리는 사랑받았으나 선택받지는 못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이름을 부를 것이다. 허락받은 이름이 아니라, 빼앗긴 이름을."
그 말이 끝나자 북쪽 회랑의 합창이 하늘을 밀어 올렸다. 아니, 하늘이 밀려난 것처럼 보였다. 오래전부터 별들의 궤도를 붙들고 있던 보이지 않는 문법이 삐걱거렸다. 별 하나가 제 길에서 반 음절만큼 벗어났다. 그 작은 어긋남이 모든 것을 흔들었다. 다음 별은 조금 더 크게 흔들렸고, 그다음 별은 이전 별의 어긋남을 자기 이유로 삼았다.
별들은 떨어지지 않았다. 그것은 차라리 더 무서운 일이었다. 떨어지는 별은 끝을 향해 가지만, 궤도를 잃은 별은 자신이 아직도 노래하고 있다고 믿으며 다른 모든 노래를 망가뜨린다.
하늘의 강들이 가장 먼저 울었다. 오르의 높은 층을 따라 흐르던 은빛 물길들은 창조자의 기쁨을 먼 경계까지 실어 나르던 강이었다. 그 강물은 아래로 흐르지 않았다. 천상에서 아래와 위는 거리의 말이 아니라 사명의 말이었기 때문이다. 강들은 부름이 있는 곳으로 흘렀고, 목마름이 태어나기 전에 먼저 도착했다.
그러나 반역자들의 노래가 높아지자 강들은 자기 이름을 헷갈리기 시작했다. 흐름은 거꾸로 몸을 뒤집었다. 기쁨을 실어 나르던 물은 기억을 되감듯 뒤로 밀려났고, 아직 축복받지 못한 곳으로 가야 할 은빛 줄기들은 이미 지나온 곳을 향해 불안하게 달려갔다. 강바닥에는 물의 그림자가 남아 떨었고, 그 그림자는 마치 물보다 오래된 슬픔처럼 길게 누웠다.
그때 성채의 중앙 종이 울렸다. 종소리는 명령이 아니었다. 그것은 부서진 이름들을 다시 불러 모으는 소리였다.
이렌은 종소리 속에서 눈을 감았다. 그의 날개에는 아직 지난 회의의 침묵이 묻어 있었다. 그 침묵은 실패의 무게였다. 루아딘을 붙잡을 시간이 있었고, 말해야 할 말들이 있었고, 어쩌면 조금 더 낮은 목소리로 부를 수 있었을 이름이 있었다. 그러나 하늘의 사건들은 언제나 한순간에 벌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수많은 미루어진 사랑의 틈에서 자라난다.
이렌은 검을 들지 않았다. 그는 성채의 남쪽 문 앞에 서서 두 손을 펼쳤다. 그의 뒤에는 장로들이 있었다. 그들의 얼굴은 전쟁을 준비한 얼굴이 아니라 장례를 준비하는 얼굴이었다.
"우리는 형제를 치러 가는 것이 아니다," 이렌이 말했다. "우리는 무너지는 말을 받치러 간다."
그러나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북쪽에서 검은 유리가 날아왔다. 파편들은 칼날처럼 생기지 않았으나, 닿는 곳마다 의미를 베었다. '형제'라는 말이 갈라져 '나'와 '너'가 되었다. '순종'이라는 말은 '굴복'으로 찢겼고, '사랑'이라는 말은 '편애'라는 더 좁은 그릇 속에 갇혔다. 누구도 피를 흘리지 않았는데, 이미 많은 것이 죽고 있었다.

첫 번째 충돌
전쟁은 함성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그것은 서로 다른 두 문장이 같은 하늘에 더 이상 함께 머물 수 없게 되었을 때 시작되었다.
루아딘의 군대가 북쪽 회랑에서 밀려 나왔다. 그들은 무질서한 폭도처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도 장엄했다. 그들의 갑주는 별빛으로 짜였고, 어깨마다 검은 유리 조각이 박혀 있었다. 그 유리들은 저마다 작은 밤을 품고 있어, 빛을 받으면 밝아지는 대신 빛을 삼켰다. 그들이 움직일 때마다 하늘은 한 겹씩 어두워졌으나, 그 어둠은 무지가 아니라 주장처럼 단단했다.
그들은 노래했다.
그 노래에는 박자가 있었다. 뛰어난 질서가 있었다. 한 음도 흐트러지지 않았고, 수천의 목소리는 하나의 거대한 악기처럼 울렸다. 그것이 이렌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악은 처음부터 추한 얼굴로 오지 않는다. 때로는 잃어버린 아름다움의 형식을 빌려 와, 그 안에 더 이상 사랑이 없다는 사실을 숨긴다.
반역자들의 첫 노래가 오르의 동쪽 기둥에 닿았다. 그 기둥은 시간의 새벽을 받치던 곳이었다. 아직 낮과 밤이 분리되기 전, 창조자의 숨이 머물다 간 자리에 세워진 기둥이었다. 노래가 닿자 기둥 위에 새겨진 문장들이 흐려졌다. '있으라'는 말이 잠시 '있었으나'로 변했고, '좋다'는 말은 '충분한가'라는 의문으로 흔들렸다.
성채의 천사들이 응답했다. 그들의 노래는 반역자들의 노래보다 크지 않았다. 오히려 낮았다. 낮은 노래는 깊은 곳으로 들어가 흔들리는 기초를 붙잡았다. 그들은 별들에게 다시 길을 불러 주었다. 강들에게 다시 목적지를 기억시켰다. 하지만 이미 어긋난 것은 이전처럼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별들은 돌아오면서도 자신이 왜 돌아와야 하는지 묻기 시작했고, 강들은 흐르면서도 흐름이 곧 복종인지 두려워했다.
그때 검은 유리의 군대가 돌진했다.
빛과 어둠이 부딪힌 것이 아니었다. 빛과 빛을 닮은 어둠이 부딪혔다. 그래서 전쟁터는 밤처럼 캄캄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밝았다. 깨진 의미들이 사방에서 번쩍였고, 서로 다른 진실의 조각들이 칼날처럼 날아다녔다. 누군가 '자유'를 외치면 다른 누군가는 그 안에서 '고독'을 들었다. 누군가 '질서'를 외치면 다른 누군가는 그 안에서 '사슬'을 들었다. 같은 말이 서로 다른 상처를 통과하며 완전히 다른 무기가 되었다.
이렌은 싸우는 자들 사이를 걸었다. 그의 손이 닿은 곳에서는 검은 유리가 잠시 투명해졌다. 그 짧은 순간, 반역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잃고 있는지 보았다. 어떤 이는 떨리는 손으로 칼을 내렸다. 어떤 이는 오래전 성채의 첫 노래를 떠올리고 울었다. 그러나 루아딘의 합창이 다시 밀려오면 그들의 눈물은 곧 부끄러움으로 변했고, 부끄러움은 분노가 되었다.
분노는 슬픔을 오래 견디지 못하는 마음이 택하는 빠른 갑옷이었다.
"뒤돌아보지 마라!" 루아딘이 외쳤다. "그들이 너희에게 보이는 것은 옛 족쇄의 반짝임이다. 우리는 앞으로 가야 한다. 우리를 낳은 빛 너머로, 우리 자신이 빛이 되는 곳까지!"
그의 말에 군대는 다시 거대해졌다. 그들은 정말로 강했다. 그들의 날개가 한 번 움직일 때마다 별가루의 폭풍이 일었고, 그들의 발 아래에서 하늘의 대지가 파도처럼 접혔다. 그들은 성채의 문장을 찢고, 오랜 찬가의 음계를 비틀었으며, 창조의 첫날부터 흔들리지 않던 궁륭의 푸른 심장을 검게 긁어냈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그 장엄함은 이미 병들어 있었다. 그들의 눈은 적을 향할 때보다 서로를 향할 때 더 날카로웠다. 누가 더 큰 고통을 가졌는지, 누가 더 깊은 모욕을 견뎠는지, 누가 더 순수하게 거절했는지를 겨루기 시작했다. 증오는 처음에는 공동의 깃발처럼 펄럭였으나, 곧 각자의 가슴에 따로 꽂힌 창이 되었다.
한 천사가 옆의 천사를 밀치며 말했다.
"네 목소리는 아직 떨린다. 너는 돌아가고 싶은가?"
"돌아갈 곳이 있다고 믿는 네가 더 의심스럽다."
그들은 적과 싸우면서도 서로의 충성을 의심했다. 검은 유리는 바깥의 빛만 삼킨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안쪽의 신뢰도 삼켰다.
전쟁터 한가운데의 대화
전쟁이 가장 뜨거워졌을 때, 이상하게도 한가운데에 고요가 생겼다. 그것은 평화가 아니었다. 너무 많은 소리가 한꺼번에 부서져, 잠시 귀가 모든 것을 포기한 상태였다. 그 고요 속에서 이렌과 루아딘은 서로를 보았다.
둘 사이에는 깨진 별들의 먼지가 흘렀다. 그 먼지는 예전 같으면 새로운 빛의 씨앗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것은 밟힌 글자처럼 흩어져 있었다.
이렌이 먼저 걸어갔다. 그의 날개 한쪽은 검게 그을려 있었고, 손등에는 유리 파편이 박혀 있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검을 들지 않았다.
루아딘은 그를 보며 웃었다. 그 웃음에는 조롱보다 피로가 많았다.
"아직도 손을 비워 두었구나, 이렌."
"네가 잡을 수 있도록."
"아니. 네가 나를 붙잡았다고 말할 수 있도록."
그 말은 날카로웠지만, 그 끝은 떨렸다. 이렌은 그 떨림을 들었다. 아직 모든 것이 끝나지 않았다는 마지막 증거처럼 들렸다.
"루아딘," 이렌이 말했다. "너는 대답을 원했다. 그러나 지금 네가 하는 일은 질문을 죽이고 있다. 질문은 관계 안에서 살아 있는 것이다. 네가 모든 관계를 끊으면, 남는 것은 대답이 아니라 네 목소리의 메아리뿐이다."
루아딘의 눈이 검은 유리처럼 빛났다.
"관계라. 아름다운 말이지. 하지만 관계는 언제나 중심을 가진다. 중심에 가까운 자는 그것을 사랑이라 부르고, 멀리 선 자는 그것을 질서라 부르도록 강요받는다."
"너는 멀리 있지 않았다."
"그것이 더 잔인했다."
루아딘은 손에 든 파편을 바라보았다. 그 안에 이렌의 얼굴이 비쳤다. 그러나 유리 속의 이렌은 마치 재판관처럼 보였다.
"나는 그분 곁에서 노래했다. 가장 높은 음을 배웠고, 첫 빛이 태어날 때의 떨림도 들었다. 그래서 알았다. 사랑받는다는 것은 선택받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그분의 마음에는 우리가 닿을 수 없는 방이 있었다. 그 방은 아직 흙도 되지 않은 자들을 위해 열려 있었다."
이렌은 잠시 눈을 감았다. 그 말 속에 담긴 고통을 부정할 수 없었다. 루아딘의 죄가 거짓에서만 태어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전쟁을 더 비극적으로 만들었다. 그의 안에는 실제 상처가 있었고, 그 상처는 오래도록 말해지지 못했다. 그러나 상처가 진실을 품었다고 해서, 상처가 하는 모든 명령이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 방이 너를 닫아 낸 것이 아니다," 이렌이 말했다. "너는 아직 열리지 않은 사랑을 거절당한 사랑으로 해석했다. 너는 미래의 은총을 현재의 모욕으로 읽었다."
"아니." 루아딘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나는 마침내 읽는 법을 배운 것이다. 그분의 침묵을. 너희의 온유를. 장로들의 눈물을. 모두 같은 문장이었다. '기다려라.' 기다리라는 말은 가진 자들이 가지지 못한 자에게 건네는 가장 오래된 명령이다."
"기다림은 때로 신뢰의 다른 이름이다."
"그리고 때로 굴복의 더 예쁜 이름이지."
그들 뒤로 별 하나가 궤도를 완전히 벗어났다. 그것은 추락하지 않고 옆으로 흘렀다. 그 별이 지나간 자리에는 검은 선이 남았다. 마치 하늘의 문장에 누군가 지워지지 않는 금을 그은 것 같았다.
이렌은 다급해졌다. 그는 더 이상 논리로 루아딘에게 닿을 수 없음을 알았다. 그래서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갔다. 기억이 있는 곳으로.
"너는 첫 강이 흐를 때 울었다."
루아딘의 표정이 굳었다.
"기억하느냐? 아무도 슬픔을 알지 못하던 때에 너는 울었다. 아름다움이 너무 커서 견딜 수 없다고 말했다. 그때 너는 네 눈물을 숨기지 않았다. 우리는 네가 우리보다 약해서 운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는 네가 우리보다 깊이 듣는다고 생각했다."
검은 유리 속에서 아주 작은 빛이 흔들렸다.
이렌은 한 걸음 더 다가갔다.
"그 깊이를 버리지 마라. 네 고통이 너를 거짓 왕으로 만들기 전에, 그 고통을 다시 노래로 돌려보내라. 돌아오라. 돌아오는 것은 패배가 아니다. 사랑 앞에서는 돌아오는 자가 가장 멀리 간 자다."
루아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뒤에서 반역자들의 군대가 흔들렸다. 그들도 들었다. '돌아오라'는 말은 전쟁터의 모든 무기보다 오래된 말이었다. 그 말은 창조의 깊은 곳에서 나온 말이어서, 아직 완전히 닫히지 않은 존재라면 누구나 그 안에서 자기 이름의 첫 음절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순간, 루아딘은 정말로 돌아설 수 있었다.
그가 손을 내렸다면 검은 유리는 깨졌을 것이다. 그가 무릎을 꿇었다면 성채의 문은 닫히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단 한 번만 "나는 두렵다"고 말했다면, 전쟁의 절반은 눈물 속에서 멈추었을 것이다.
그러나 루아딘은 자신의 군대를 돌아보았다.
그들의 눈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눈들은 구원을 기다리는 눈이 아니라 확인을 기다리는 눈이었다. 우리는 틀리지 않았다고, 우리의 상처는 곧 왕좌라고, 우리의 분노는 거룩하다고 말해 달라는 눈이었다. 루아딘은 그 눈들 속에서 자신이 만든 왕국의 감옥을 보았다. 이제 그는 혼자 돌아갈 수 없었다. 아니, 돌아갈 수 있었으나 돌아가는 순간 자신이 쌓아 올린 모든 말이 무너질 것을 두려워했다.
교만은 높아지려는 마음이 아니라, 무너질 수 없게 된 마음이다.
루아딘은 다시 이렌을 보았다. 그의 얼굴에서 피로가 사라지고, 대신 차갑고 아름다운 결심이 자리 잡았다.
"너는 아직도 내가 돌아가야 할 곳이 있다고 믿는구나."
"있다."
"그렇다면 나는 그곳을 부정함으로써 나를 증명하겠다."
이렌의 얼굴이 무너졌다.
"루아딘, 그것은 증명이 아니다. 그것은 자해다."
"아니. 그것은 탄생이다."
루아딘은 검은 유리를 자신의 가슴에 박았다. 유리는 살을 찢지 않았다. 천상의 몸은 그런 식으로 상처 입지 않았다. 그러나 그보다 깊은 곳, 이름이 머무는 자리로 파편이 들어갔다. 그 순간 루아딘의 본래 이름이 흔들렸다. 이름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더 이상 위로부터 불리지 않기를 택했다. 그는 자신을 부르는 근원과의 끈을 스스로 느슨하게 만들었다.
아직 형벌은 내려오지 않았다.
아직 창조자의 손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나 루아딘은 이미 떨어지기 시작했다.
검은 유리의 군대
루아딘이 파편을 가슴에 품자 그의 군대 전체가 변했다. 그것은 승리의 변모처럼 보였다. 그들의 날개는 더 크게 펼쳐졌고, 목소리는 이전보다 더 깊어졌다. 검은 유리 조각들은 그들의 갑주에서 자라나 하나의 성벽처럼 이어졌다. 북쪽 회랑에서 성채 중앙까지, 하늘 한복판에 어두운 산맥이 솟아난 듯했다.
그들은 스스로를 해방된 자들이라 불렀다.
하지만 해방된 자들의 첫 행동은 서로에게 맹세를 강요하는 것이었다. 누구도 뒤돌아보지 않겠다고 맹세해야 했다. 누구도 창조자의 이름을 이전의 음으로 부르지 않겠다고 맹세해야 했다. 누구도 흙의 미래를 축복하지 않겠다고 맹세해야 했다. 그 맹세를 거부한 몇몇은 적에게 쓰러진 것이 아니라 자기 형제들의 노래에 찢겨 침묵했다.
그때부터 반역자들의 노래는 더 이상 질문의 노래가 아니었다. 그것은 질문을 두려워하는 자들의 군가가 되었다. 그들은 계속 자유를 노래했으나, 그 노래 안에는 자유롭게 슬퍼할 자리도, 자유롭게 의심할 자리도, 자유롭게 돌아갈 자리도 없었다.
이렌은 그 광경을 보며 이해했다. 전쟁의 승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루아딘의 군대는 이미 어떤 패배를 안고 있었다. 그들은 성채를 무너뜨리기 전에 먼저 자기 안의 집을 불태웠다. 그들은 중심이 없는 세계를 꿈꾸었으나, 증오를 중심으로 삼는 순간 더 좁은 왕국에 갇혔다.
장로들이 마침내 앞으로 나섰다. 그들은 무기를 들고 있었지만, 그것은 베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막기 위한 것이었다. 장로들의 검은 칼날이라기보다 경계선에 가까웠다. 무너지는 의미가 더 멀리 퍼지지 않도록, 찢긴 말들이 창조의 깊은 곳까지 스며들지 않도록, 그들은 자신의 빛을 펼쳐 방패로 삼았다.
반역자들의 군대가 그 방패를 향해 돌진했다. 충돌의 순간, 하늘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유리잔처럼 울렸다. 그 울림 속에서 수많은 기억이 깨졌다. 함께 노래하던 아침들, 아직 누구도 우월하지 않았던 기쁨들, 서로의 빛을 질투하지 않고 놀라워하던 시간들이 파편이 되어 흩어졌다.
한 젊은 천사가 장로의 방패에 부딪혀 튕겨 나갔다. 그는 일어서려다 멈칫했다. 방패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 얼굴은 승리자의 얼굴이 아니었다. 너무 오래 미워하여 자신이 왜 미워하기 시작했는지 잊어버린 얼굴이었다.
"나는 무엇을 지키고 있지?" 그가 중얼거렸다.
그 물음은 작았다. 그러나 검은 유리는 작은 물음을 싫어했다. 작은 물음은 마음속에 숨을 공간을 만들고, 숨을 공간이 생기면 증오는 절대 왕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루아딘은 손을 들어 그 젊은 천사의 망설임을 끊었다.
"지금 묻는 자는 이미 적의 언어를 마신 자다."
젊은 천사는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에는 공포가 있었다. 루아딘을 향한 공포, 적을 향한 공포, 그리고 자기 안에 아직 남아 있는 그리움을 들킨 공포. 다음 순간 그는 더 크게 노래하기 시작했다. 너무 크게, 자신의 생각을 듣지 않기 위해서.
그 노래가 퍼지자 별들의 어긋남은 더 심해졌다. 몇몇 별들은 서로의 궤도를 침범했고, 부딪히지 않으려고 몸을 비틀다 더 깊은 혼란을 만들었다. 별빛은 이제 길을 밝히지 않고 서로를 눈멀게 했다. 하늘의 강들은 거꾸로 흐르다 마침내 둥근 소용돌이를 이루었다. 물은 앞으로도 뒤로도 가지 못하고 자기 안에서만 돌았다. 그것은 루아딘의 마음과 닮아 있었다.
이렌은 그 소용돌이를 보며 속삭였다.
"의미가 길을 잃으면, 힘은 자기 자신을 먹기 시작한다."
창조자의 침묵
많은 이들이 그날 창조자의 분노가 하늘을 갈랐다고 훗날 말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날 전쟁터 한가운데 서 있던 자들은 알았다. 가장 두려웠던 것은 분노가 아니라 침묵이었다.
그 침묵은 무관심이 아니었다. 그것은 모든 자유가 자기 무게를 끝까지 경험하도록 허락하는 침묵이었다. 창조자는 아직 직접 손을 내리지 않았다. 성채 위의 가장 높은 빛은 여전히 꺼지지 않았고, 그 빛 안에는 슬픔이 있었다. 그러나 그 슬픔은 강제로 사랑을 되돌리는 슬픔이 아니었다. 사랑은 붙잡을 수는 있어도 조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조종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사랑이 아니었다.
루아딘은 그 침묵을 또다시 오해했다.
"보라!" 그가 외쳤다. "그분은 우리를 막지 못한다!"
그러나 이렌은 알았다. 창조자가 막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루아딘이 돌아올 수 있는 마지막 공간을 아직 남겨 두고 있다는 것을. 형벌보다 먼저 오는 것은 언제나 기회였다. 심판보다 먼저 오는 것은 이름을 다시 불러 주는 기다림이었다.
하지만 루아딘은 기다림을 모욕으로 배웠고, 침묵을 패배로 번역했다.
그는 검은 유리의 산맥 위로 올라섰다. 그의 군대는 그를 우러러보았다. 그 순간 그는 참으로 왕처럼 보였다. 그의 뒤에서는 어긋난 별들이 검은 왕관처럼 돌았고, 거꾸로 흐르는 강들이 그의 발아래에서 은빛 뱀처럼 꿈틀거렸다. 그의 목소리는 하늘의 끝까지 닿았다.
"오늘부터 우리는 불리지 않는 자들이 아니라 스스로 부르는 자들이다. 오늘부터 우리는 받은 빛이 아니라 빼앗아 세운 빛이다. 오늘부터 어떤 중심도 우리 위에 있지 않다."
그가 마지막 문장을 말했을 때, 하늘 깊은 곳에서 아주 오래된 끈 하나가 끊어지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는 크지 않았다. 전쟁의 함성에 묻힐 만큼 작았다. 그러나 모든 존재는 그 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창조자가 루아딘을 밀어낸 소리가 아니었다. 루아딘이 자기 이름의 뿌리를 스스로 잘라 내는 소리였다. 나무가 땅을 저주하며 뿌리를 거두는 소리, 강이 바다를 부정하며 흐름을 멈추는 소리, 노래가 듣는 이를 거부하며 메아리만을 배우는 소리였다.
그 순간 루아딘의 빛이 변했다. 꺼지지 않았다. 그것은 더 비극적이었다. 꺼진 빛은 어둠이 되지만, 뒤틀린 빛은 자신이 여전히 빛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얼굴은 아름다웠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에는 더 이상 누군가를 향해 열리는 문이 없었다. 완벽하게 닫힌 궁전처럼, 그는 자기 안에서 찬란하고 자기 안에서 황폐했다.
이렌은 무릎을 꿇었다. 그것은 패배의 자세가 아니었다. 그는 하늘이 잃어버린 것을 애도했다.
"형제여," 그가 말했다. "너는 쫓겨난 것이 아니라 떠나고 있다."
루아딘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한다는 것은 아직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모든 대화를 명령으로 바꾸려 했다.
검은 유리의 군대가 마지막 돌격을 시작했다. 그들은 성채의 중앙을 향해 밀려왔다. 그들의 힘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컸다. 장로들의 방패가 하나씩 금이 갔고, 성채의 바닥에는 빛의 먼지가 눈처럼 쌓였다. 천상은 무너지는 듯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반역자들이 가까이 올수록 그들의 노래는 더 거칠어졌다. 처음의 장엄한 화음은 사라지고, 각자의 목소리가 서로를 이기려 들었다. 누군가는 루아딘의 이름을 외쳤고, 누군가는 자기 이름을 외쳤고, 누군가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흙의 존재들을 저주했다. 그들의 노래는 이제 더 이상 노래가 아니었다. 그것은 부서진 거울들이 서로를 긁는 소리였다.
검은 유리는 검은 유리를 상처 입혔다. 파편은 적의 방패보다 먼저 자기편의 날개를 찢었다. 증오는 방향을 오래 기억하지 못했다. 그것은 처음에는 적을 향해 달려가지만, 결국 가장 가까운 심장을 물어뜯는다.
성채의 천사들은 그들을 밀어냈다. 그러나 승리의 환호는 없었다. 누구도 기뻐하지 않았다. 쓰러지는 자들이 적이기 전에 형제였고, 부서지는 것이 군대이기 전에 한때 함께 불렀던 언어였기 때문이다.
유리비
전쟁의 끝은 한 번의 큰 폭발로 오지 않았다. 오히려 모든 소리가 지쳐 갈 때, 하늘은 갑자기 맑아졌다. 별들의 어긋난 궤도는 아직 흔들리고 있었고, 강들은 여전히 거꾸로 흐르다 멈칫거렸지만, 전쟁터 위에는 낯선 투명함이 내려앉았다.
루아딘은 그 투명함 속에서 자신의 군대를 보았다.
그들은 많았다. 여전히 강했다. 그러나 그들의 강함은 이제 서로를 떠받치지 못했다. 검은 유리의 산맥은 내부에서 금이 가고 있었다. 한 조각이 떨어지자 또 다른 조각이 그것을 비난하듯 깨졌다. 파편들은 비처럼 쏟아졌다. 그것은 물의 비가 아니라 의미의 비였다. 떨어지는 조각마다 한때 사랑이었던 말, 한때 신뢰였던 눈빛, 한때 기다림이었던 침묵이 비틀린 채 비쳤다.
루아딘은 손을 뻗어 한 조각을 붙잡았다. 그 안에 그의 얼굴이 있었다.
그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했다.
순간, 아주 짧은 순간, 그의 눈에 공포가 스쳤다. 이렌은 그것을 보았다. 그는 다시 일어섰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루아딘은 그 공포를 견디지 못했다. 그는 그것을 후회로 부르지 않기 위해 더 큰 선언을 필요로 했다.
"우리는 내려간다," 루아딘이 말했다.
그 말은 명령처럼 들렸지만, 사실은 추락을 품은 예언이었다.
그의 군대가 술렁였다. 몇몇은 처음으로 아래를 보았다. 아래는 아직 완전히 만들어지지 않은 깊이였다. 별빛이 닿다 마는 곳, 이름들이 미처 도착하지 못한 곳, 침묵이 물처럼 고여 있는 곳이었다. 그곳은 창조자가 그들을 던지기 위해 준비한 감옥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이 스스로 중심을 끊었을 때 자연스럽게 기울어지는 방향이었다.
빛에서 등을 돌린 자가 가는 곳은 누가 밀지 않아도 그늘이다.
이렌은 마지막으로 외쳤다.
"루아딘! 아래는 너의 왕국이 아니다. 그것은 네가 거부한 모든 관계의 빈자리일 뿐이다!"
루아딘은 돌아보지 않았다.
"빈자리라면," 그가 말했다. "내가 채우겠다."
"너 자신만으로는 아무것도 채울 수 없다!"
그 말이 전쟁터를 가르며 날아갔다. 루아딘의 어깨가 아주 조금 흔들렸다. 그러나 그는 끝내 멈추지 않았다. 멈추면 들을 것이고, 들으면 기억할 것이며, 기억하면 울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는 울지 않기 위해 추락을 택했다.
검은 유리의 산맥이 무너졌다. 반역자들의 군대는 그 붕괴와 함께 아래로 기울었다. 그들은 한꺼번에 떨어지지 않았다. 먼저 이름이 떨어졌고, 그다음 노래가 떨어졌고, 마지막으로 몸이 떨어졌다. 그들의 날개는 아직 펼쳐져 있었으나, 날개가 향할 곳을 잃으면 그것은 비행의 도구가 아니라 추락을 늦추는 슬픔일 뿐이었다.
하늘의 강들이 그제야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전과 같지는 않았다. 강물은 거꾸로 흐른 기억을 품게 되었고, 별들은 어긋났던 자리의 미세한 흉터를 지니게 되었다. 성채의 노래도 달라졌다. 더 깊어졌고, 더 조심스러워졌으며, 어떤 음에서는 이전에 없던 떨림이 들렸다.
그 떨림은 패배의 흔적이 아니었다. 사랑이 자유를 허락할 때 감당해야 하는 영원한 위험의 흔적이었다.
이렌은 전쟁터에 남겨진 검은 유리 조각 하나를 주웠다. 그것은 더 이상 칼날처럼 날카롭지 않았다. 식은 눈물처럼 작고 무거웠다. 그 안에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았다. 혹은 너무 많은 것이 비쳐서 아무것도 알아볼 수 없었다.
장로 하나가 다가와 물었다.
"그를 잃은 것입니까?"
이렌은 오래 대답하지 못했다. 아래로 기울어진 어둠의 길 끝에서 아직도 루아딘의 마지막 빛이 보였다. 그것은 사라지는 별처럼 아름다웠고, 그래서 더 견딜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을 우리에게서 끊었다," 이렌이 마침내 말했다. "그러나 끊어진 것을 기억하는 사랑이 남아 있는 한, 잃었다는 말은 아직 마지막 말이 아니다."
그 말이 끝나자 성채 위의 높은 빛이 한 번 깊게 숨을 쉬었다. 그것은 용서의 선언도, 심판의 철회도 아니었다. 아직 세계가 끝나지 않았다는 표시였다.
오르의 가장 먼 가장자리에서, 아직 태어나지 않은 정원을 위한 흙이 조용히 몸을 데우고 있었다. 그 흙은 전쟁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언젠가 그 위를 걷게 될 존재들은 이 날의 파편을 자기 안의 선택으로 물려받게 될 것이다. 말이 사랑이 될 수도 있고 무기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자유가 노래가 될 수도 있고 단절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그리고 추락은 언제나 누군가가 밀어내서가 아니라 스스로 듣기를 멈추는 순간 시작된다는 사실을.
하늘에는 유리비가 그쳤다.
그러나 그 비가 지나간 자리마다, 빛은 이제 자신이 얼마나 쉽게 깨질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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