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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닫힌 뒤

문이 스스로 닫히는 소리는 생각보다 조용했다.

쾅, 하고 울릴 줄 알았다. 온 집이 흔들리고, 먼지가 폭설처럼 쏟아지고, 오래된 저택이 마침내 깨어났다는 듯 비명을 지를 줄 알았다. 하지만 네 뒤에서 들린 것은 고작 "딸깍" 하는 작은 소리뿐이었다.

그 작은 소리가 이상하게도 더 무서웠다.

너는 손잡이를 돌렸다. 돌아가지 않았다. 한 번 더, 이번에는 조금 세게 잡아당겼다.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바깥의 차가운 밤공기도, 비에 젖은 자갈길도, 네가 방금 지나온 검은 철문도 모두 한순간에 사라진 것 같았다.

남은 것은 로비뿐이었다.

천장은 높았고, 그 높은 곳에서 오래된 샹들리에가 거미줄에 매달린 채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벽지는 색을 잃어 회색과 갈색 사이 어딘가에 머물렀고, 바닥의 대리석은 오래된 얼음처럼 차가워 보였다. 네 발밑에서 먼지가 얇게 밀려났다. 이곳에 오랫동안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는 증거였다.

그런데도 로비 중앙에는 막 불이 붙은 듯한 촛대가 있었다.

은으로 만든 듯한 낡은 촛대. 그 위에는 초가 네 개 꽂혀 있었다. 세월에 검게 그을린 받침대와 달리, 네 개의 촛불은 방금 누군가 켜 놓은 것처럼 작고 또렷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촛대 옆에는 봉인된 초대장이 놓여 있었다.

붉은 밀랍 봉인은 아직 깨지지 않았다. 밀랍 위에는 별 모양 문양이 찍혀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별의 끝이 네 갈래였다.

네 개의 초.

네 갈래의 봉인.

너는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

정면 벽에는 낡은 벽시계가 걸려 있었다. 시계는 멈춰 있었다. 분침은 12를 향해 곧게 서 있었고, 짧은 시침은 숫자 4를 가리키고 있었다.

딱 네 시.

네가 그 숫자를 알아차린 순간, 로비 어딘가에서 아주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첫 번째 방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목소리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 없었다. 가까운 곳에서 들리는 것 같기도 했고, 벽 속 깊은 곳에서 울려 나오는 것 같기도 했다.

"이 저택에서는 문이 그냥 열리지 않습니다. 보고, 읽고, 의심하고, 선택해야 합니다. 정답을 찾으면 다음 방으로 갈 수 있습니다. 틀리면…"

목소리는 잠시 멈추었다.

촛불 네 개가 동시에 길게 흔들렸다.

"다시 생각할 시간이 주어지겠지요. 물론, 그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너는 침을 삼켰다. 농담이라고 하기에는 목소리가 너무 차분했고, 꿈이라고 하기에는 손바닥에 닿는 공기가 너무 차가웠다.

촛대 뒤쪽, 어둠에 묻힌 벽면에 문이 하나 보였다. 로비를 빠져나가는 유일한 문이었다. 문에는 손잡이 대신 네 자리 숫자 자물쇠가 박혀 있었다.

네 개의 빈칸이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봉인을 뜯다

너는 초대장을 집어 들었다. 종이는 두꺼웠고, 손끝에 닿는 감촉은 낡은 가죽처럼 부드러웠다. 붉은 밀랍 봉인을 조심스레 깨자, 안쪽에서 희미한 향이 났다. 오래된 서랍 속에 넣어 둔 말린 장미와 젖은 먼지가 섞인 냄새였다.

초대장에는 짧은 문장 네 줄이 쓰여 있었다.

손님께 칠흑 같은 밤의 첫 인사를 보냅니다.
손님은 일찍 도착한 사람만 보는 문을 찾으십시오.
손님께 구겨진 초대장의 끝을 믿으라 말합니다.
손님은 삼켜진 로비에서 숨을 고르십시오.

글씨는 반듯했다. 너무 반듯해서 오히려 사람이 쓴 것 같지 않았다. 잉크는 마르지 않은 것처럼 검게 빛났지만, 손가락으로 살짝 문질러도 번지지 않았다.

너는 초대장을 다시 읽었다.

읽을수록 이상했다.

문장들은 초대장처럼 예의 바른 척했지만, 어딘가 어긋나 있었다. "구겨진 초대장의 끝을 믿으라"는 말도, "삼켜진 로비"라는 표현도 평범하지 않았다. 누군가 일부러 수상한 단어를 끼워 넣은 느낌이었다.

그때, 벽시계 안쪽에서 톱니바퀴가 한 번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딱.

그러나 시계바늘은 움직이지 않았다. 여전히 4를 가리키고 있었다.

촛불도 네 개.

봉인도 네 갈래.

시계도 네 시.

그리고 초대장도 네 줄.

네가 숨을 죽이자, 로비는 다시 조용해졌다. 하지만 그 조용함은 아무 일도 없다는 뜻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곳 전체가 너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첫 번째 자물쇠

문 옆의 네 자리 자물쇠는 손끝만 닿아도 차갑게 식어 있었다. 각 칸은 0부터 9까지 돌릴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이 장에서 풀어야 할 문제는 하나뿐이다.

초대장 속에서 네 자리 숫자 비밀번호를 찾아라.

손님께 칠흑 같은 밤의 첫 인사를 보냅니다.
손님은 일찍 도착한 사람만 보는 문을 찾으십시오.
손님께 구겨진 초대장의 끝을 믿으라 말합니다.
손님은 삼켜진 로비에서 숨을 고르십시오.

자물쇠는 네 자리다.

로비의 물건들은 같은 숫자를 가리킨다.

그리고 초대장의 문장들은 그냥 예쁜 말이 아니다.

힌트

힌트는 한꺼번에 읽지 않아도 된다. 먼저 초대장을 천천히 보고, 막히면 하나씩 확인하자.

힌트 1

초대장 네 줄에는 반복되는 단어가 있다. 각 문장이 어떤 말로 시작하는지 살펴보라.

힌트 2

로비 중앙의 촛대, 초대장의 봉인, 낡은 벽시계가 모두 같은 숫자를 알려 주고 있다. 그 숫자는 무엇인가?

힌트 3

시계는 4를 가리킨다. 그러면 초대장의 각 줄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네 번째'를 확인해 볼 수 있다.

글자를 셀 때는 띄어쓰기를 빼고, 문장 앞에서부터 또박또박 세어 보라.

정답과 해설

정답은 7193이다.

초대장 네 줄은 모두 "손님"이라는 말로 시작한다.

손님께 칠흑 같은 밤의 첫 인사를 보냅니다.
손님은 일찍 도착한 사람만 보는 문을 찾으십시오.
손님께 구겨진 초대장의 끝을 믿으라 말합니다.
손님은 삼켜진 로비에서 숨을 고르십시오.

로비에는 같은 숫자 4가 반복되어 있었다. 촛대에는 초가 네 개 있었고, 초대장의 봉인은 네 갈래였으며, 벽시계는 4를 가리키고 있었다.

따라서 각 문장에서 띄어쓰기를 빼고 네 번째 글자를 고르면 된다.

첫 번째 줄은 "손님께칠…"이므로 네 번째 글자는 칠, 즉 7이다.

두 번째 줄은 "손님은일…"이므로 네 번째 글자는 일, 즉 1이다.

세 번째 줄은 "손님께구…"이므로 네 번째 글자는 구, 즉 9이다.

네 번째 줄은 "손님은삼…"이므로 네 번째 글자는 삼, 즉 3이다.

그래서 비밀번호는 7193이다.

너는 자물쇠의 첫 번째 칸을 7에 맞췄다. 금속 안쪽에서 작은 톱니가 맞물리는 소리가 났다.

두 번째 칸은 1.

세 번째 칸은 9.

마지막 칸은 3.

잠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다 자물쇠가 스스로 풀리며 아래로 툭 떨어졌다.

촛불 네 개가 동시에 꺼졌다.

로비는 순식간에 어둠에 잠겼다. 하지만 문틈 너머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 나왔다. 네가 문을 밀자, 긴 복도가 모습을 드러냈다.

복도 양쪽 벽에는 오래된 거울들이 줄지어 걸려 있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거울 속의 너는 너와 같은 표정을 짓고 있지 않았다.

거울 속의 너는 이미 웃고 있었다.

그리고 저 멀리, 뒤집힌 글씨 하나가 어둠 속에서 반짝였다.

책 목록

마지막 문이 열리기 전: 다섯 개의 방탈출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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