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바일에서 AI로 앱을 만들고 바로 돌려보는 흐름이 커질수록, 진짜 질문은 기술이 가능한가가 아니라 플랫폼이 어디까지 허용하느냐가 됩니다. 지금 iOS에서 벌어지는 일은 단순한 앱 심사 이슈가 아니라, "AI가 소프트웨어 제작을 얼마나 대중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경계선 다툼에 가깝습니다.
최근 Replit, Anything, Vibecode 같은 스타트업들은 애플이 앱스토어 규칙을 일관되지 않게 적용한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일부 앱은 업데이트가 막혔고, Anything은 실제로 앱스토어에서 두 차례 내려갔습니다. 애플은 오래된 규정 2.5.2를 근거로 들지만, 개발사들은 비슷한 성격의 다른 앱은 통과시키면서 자신들만 불규칙하게 제재한다고 말합니다.123
쟁점은 '바이브 코딩' 자체가 아니라 앱 안에서 코드가 살아 움직이는 방식이다
확인된 사실부터 보죠. 애플은 "바이브 코딩 앱"이라는 이유로 막는 것이 아니라, 앱이 심사 이후 새로운 코드를 내려받아 실행하면서 기능을 바꾸는 구조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앱 심사 가이드라인 2.5.2는 앱이 자체 번들 밖의 코드를 다운로드·설치·실행해 기능을 바꾸는 것을 제한합니다.24
이 규칙은 원래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다만 AI 코딩 앱이 이 오래된 규칙을 정면으로 건드리기 시작한 게 달라진 점입니다. 사용자가 "이런 앱 만들어줘"라고 입력하면, 생성된 결과물이 앱 안의 웹뷰나 실행 환경에서 즉시 돌아가는 구조는 애플 입장에서 심사받지 않은 소프트웨어가 앱 내부에서 계속 생겨나는 것처럼 보입니다.45
실무적으로 중요한 포인트는 여기입니다. iOS에서 AI 앱 빌더를 만들려면 "생성"보다 "실행"이 더 민감합니다. 코드를 만들어주는 것만으로는 덜 문제가 되지만, 그 결과물을 앱 내부에서 바로 실행·미리보기하게 하면 심사 리스크가 급격히 커집니다.
스타트업들이 화내는 이유는 규정의 존재보다 적용 방식이다
문제는 규칙 그 자체보다 예측 가능성입니다. Anything 공동창업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5년 11월 iOS 앱을 출시한 뒤 한동안 문제없이 운영했지만, 2025년 12월 이후부터 업데이트가 막히기 시작했고 2026년 3월 26일에는 앱이 제거됐습니다. 이후 잠시 복구됐다가 다시 내려갔습니다.3 FT 보도도 Replit와 Anything 같은 회사들이 규칙이 "들쭉날쭉" 적용된다고 불만을 제기했다고 전합니다.1
이건 스타트업에 매우 치명적입니다. 금지보다 더 어려운 건 불확실성입니다. 금지라면 제품 구조를 바꾸면 되지만, 어떤 설계가 통과되고 어떤 메시지나 기능 설명이 문제 되는지 기준이 흔들리면 로드맵 자체를 짜기 어렵습니다. Anything은 애플 요구에 맞추기 위해 여러 차례 기술 수정과 항소를 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습니다.3
여기서 해석은 조심해야 합니다. 애플이 자의적으로 특정 회사를 찍어 눌렀다고 단정할 증거는 공개돼 있지 않습니다. 다만 외부에서 보기에도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 제재 강도와 속도가 달라 보이고, 개발사들이 사전 예측이 어렵다고 느끼는 상황은 여러 보도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납니다.124
애플의 논리도 약하지 않다, 하지만 반론도 분명하다
애플 쪽 논리는 꽤 명확합니다. 심사되지 않은 코드가 사용자 입력으로 생성돼 기기에서 돌아가면, 악성 동작이나 오해 소지가 생길 수 있습니다. Anything 사례에서 애플은 이런 앱이 악성 코드를 내려받거나, 사용자가 유해한 앱을 만들어 사이드로딩한 뒤 마치 애플 심사를 통과한 것처럼 주장할 수 있다는 취지의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3
이 논리는 보안 측면에서 완전히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iOS의 폐쇄성은 종종 불편하지만, 동시에 애플이 내세우는 안전성의 근거이기도 합니다.
다만 반론도 강합니다. 브라우저는 자바스크립트를 실행하고, 일부 교육·개발 앱도 제한적으로 코드를 실행합니다. 애플은 자사 Xcode에는 에이전트형 코딩 기능을 넣으면서, iPhone 안의 서드파티 AI 개발 도구에는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비판을 받습니다.5 즉, "보안"은 사실일 수 있지만, 동시에 "플랫폼 통제"와도 겹쳐 보인다는 겁니다.
핵심은 둘 중 하나만 참일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보안 우려는 실재할 수 있고, 그 우려가 애플의 생태계 통제와 이해관계에도 잘 맞아떨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판단 기준은 'iOS 네이티브 실행' 의존도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이다
이 사안을 스타트업이나 제품팀 관점에서 보면 교훈은 꽤 선명합니다.
첫째, iOS 앱 안에서 생성 결과를 직접 실행하거나 미리보여주는 구조는 위험합니다. 외부 브라우저로 넘기거나, 서버·웹 중심으로 우회하는 설계가 상대적으로 안전해 보입니다. 실제로 Replit에는 외부 브라우저 사용이 대안으로 거론됐고, Anything도 데스크톱 동반 앱과 iMessage 기반 기능으로 방향을 넓히고 있습니다.23
둘째, "iPhone에서 iOS 앱을 만든다"는 메시지 자체가 민감할 수 있습니다. Anything은 한때 복구됐지만, 앱 메이커로 마케팅할 수 없다는 이유로 다시 제거됐다고 전해집니다.3 기능뿐 아니라 설명 문구, 온보딩, 프로모션 카피도 심사 대상이라는 뜻입니다.
셋째, 플랫폼 리스크를 제품 리스크로 봐야 합니다. The Information 보도를 인용한 여러 매체에 따르면 AI 코딩 도구 확산으로 애플의 신규 앱 제출이 한 분기에 84% 급증했습니다.3 만약 이 추세가 계속되면, 애플은 더 세밀한 규칙을 만들거나 반대로 더 강한 표준화에 나설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지금의 "회색지대"는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결국 이 이슈는 바이브 코딩의 미래보다, 모바일 플랫폼 위에서 그 미래를 누가 통제하느냐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iOS용 AI 개발 도구를 만들고 있다면 지금 봐야 할 건 기술 데모의 화려함이 아니라, 생성·실행·배포 중 어디에서 애플의 검열 지점을 밟는지입니다. 반대로 이런 도구를 도입하려는 팀이라면, iPhone 앱이 핵심 경험인지, 아니면 웹과 데스크톱이 주력이고 iOS는 보조 채널이어도 되는지부터 다시 따져볼 시점입니다.
참고
2Apple steps up crackdown on vibe coding apps, pulls 'Anything' from the App Store
3How vibe-coding app Anything is rebuilding after getting booted from the App Store twice
4Apple Quietly Blocks Updates for Popular 'Vibe Coding' Apps [Updated]
5Apple Blocks Updates for Vibe Coding Apps Over App Store Ru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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