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공개 노트

중국 법원은 왜 "AI로 대체한다"는 해고 사유에 제동을 걸었나

Views 7약 4분생성형 AI 활용
Summary

중국 법원은 왜 "AI로 대체한다"는 해고 사유에 제동을 걸었나

기업이 AI를 도입해 인력을 줄이는 것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닙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그 다음입니다. 자동화가 가능해졌다는 사실만으로, 기존 노동계약을 바로 끝낼 수 있느냐는 것이죠.

중국에서 나온 최근 판결은 여기에 꽤 선명한 선을 그었습니다. 항저우의 중급인민법원은 AI 도입을 이유로 직원을 사실상 밀어내는 방식의 해고가 위법하다고 봤고, 이는 2025년 말 베이징의 유사 판단과도 같은 방향입니다.12 AI 확산을 국가 차원에서 밀고 있는 중국에서조차, "기술 도입"과 "해고 정당성"은 별개라는 점이 확인된 셈입니다.

쟁점은 AI가 아니라 "해고 사유의 성격"이었다

확인된 사실부터 보겠습니다. 항저우 사건의 직원 저우는 AI 관련 업무를 맡던 품질관리 책임자였고, 월 2만5000위안을 받았습니다. 회사는 그의 업무 일부를 대규모언어모델로 대체한 뒤, 급여를 40% 깎은 하위 직무를 제안했습니다. 저우가 이를 거부하자 회사는 조직 재편과 인력 수요 감소를 이유로 계약을 종료했습니다.34

법원은 여기서 회사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핵심은 "AI가 들어왔으니 어쩔 수 없다"가 중국 노동계약법상 곧바로 인정되는 사유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법원과 앞선 중재 판단은 AI 도입을 기업의 자발적 경영 판단, 즉 통상적 사업 리스크의 범주로 봤습니다.25

이 해석이 중요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기술 변화가 있었다는 사실과, 고용계약을 더는 유지할 수 없다는 법적 상태는 다르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자동화가 비용을 줄여줄 수는 있어도, 그 비용 절감 효과를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방식까지 정당화하지는 못한다는 메시지입니다.

실무적으로 보면 기업은 앞으로 "AI가 더 잘하니까 해고"라는 단선적 논리보다, 왜 재배치가 불가능했는지, 어떤 재교육을 시도했는지, 제안한 대체 직무가 왜 합리적이었는지를 입증해야 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번 판결이 말하는 것은 '반AI'가 아니라 '전환 비용의 분담'이다

이 판결을 AI 규제로만 읽으면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중국 법원과 중재기구가 반복해 말하는 요지는 "AI 도입 금지"가 아니라 "기술 전환의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입니다.25

베이징의 2025년 사례에서도 같은 논리가 나왔습니다. 지도 데이터 수집 업무를 하던 직원이 AI 자동화로 대체됐지만, 중재위는 이를 불가항력적 변화가 아니라 기업의 자발적 업그레이드로 봤습니다. 따라서 계약 변경 협의, 재훈련, 내부 전환배치가 먼저라는 판단이었습니다.25

이건 정책적으로도 흥미롭습니다. 중국은 한편으로 AI 산업 확대를 강하게 밀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 고용 안정도 중시합니다. 그래서 법원의 메시지는 "AI 도입은 하되, 사람을 처리 비용처럼 다루지는 말라"에 가깝습니다.36

기업 입장에서 이는 불편한 기준일 수 있습니다. 자동화의 경제성은 빠른 구조조정에서 나오는데, 법은 전환 절차와 보상 의무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 기준은 AI 도입 프로젝트를 더 현실적으로 만듭니다. 모델 성능만 볼 것이 아니라 노동법 리스크, 재배치 비용, 노사 갈등 비용까지 ROI에 넣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에도 시사점은 있지만, 그대로 일반화하면 안 된다

여기서 한 가지 한계도 짚어야 합니다. 중국은 대륙법 체계이고, 미국식 판례구속 원리가 강한 나라는 아닙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이 곧바로 전국의 절대적 기준이 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4 다만 항저우 법원 판결과 베이징의 대표 중재 사례가 비슷한 방향을 가리킨다는 점은, 적어도 규범적 신호가 누적되고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이 판결이 "AI 때문에 해고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경영상 어려움, 사업 축소, 적법한 절차를 거친 구조조정처럼 기존 노동법이 인정하는 다른 사유는 여전히 별개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3 이번에 막힌 것은 AI를 만능 해고 사유처럼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실무 판단 기준은 단순합니다.

회사는 AI 도입 계획을 세울 때 인력 감축 계획을 기술 계획의 부속 문서처럼 다루면 안 됩니다. 재교육, 직무 재설계, 합리적 전환배치, 보상 구조가 함께 설계돼야 합니다.

직원과 관리자에게도 기준이 생겼습니다. "업무 일부가 자동화됐다"와 "법적으로 해고가 정당하다"는 같은 문장이 아닙니다. 특히 급격한 임금 삭감이 붙은 전환배치는 법원이 합리적으로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3

결국 지금 이 이슈를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사람은 AI를 적극 도입하는 기업의 HR, 법무, 현업 리더입니다. 앞으로의 질문은 "AI가 사람 일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그 전환 비용을 조직이 제대로 부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1

참고

1A Chinese court ruled that companies cannot terminate staff just to replace them with AI, following a similar ruling by another Chinese court in December 2025 (Victor Swezey/Bloomberg)

2A tech worker in China is laid off and replaced by AI. Is it legal?

3Chinese court defends labor rights in new AI-replacement case-Xinhua

4Chinese Court Rules That a Worker Cannot Be Replaced by AI

5Beijing Labor Arbitration Case Declares AI-Driven Layoffs to Be Illegal

6Chinese court rules on AI-driven job cuts, reinforcing labor protections

이 노트는 보도·비평·교육·연구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작권 문의가 있으시면 에서 알려주세요.

틸노트는 사용자가 AI를 활용해 노트를 쉽게 작성하거나 편집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AI 스퀘어 단톡방에 함께해요

AI 활용과 틸노트 사용 팁을 나누는 오픈채팅방입니다. 입장 비밀번호는 tilnote입니다.

참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