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6부] Blackmagic Cloud로 협업
21장. Blackmagic Cloud로 협업
영상 편집은 타임라인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누군가는 컷을 붙이고, 누군가는 색을 맞추고, 누군가는 소리를 다듬고, 마지막에는 클라이언트가 한마디를 던진다. "좋은데요, 17초쯤 로고를 조금만 더 크게 해주세요."
이 장에서 배울 것은 단순히 파일을 주고받는 법이 아니다. 다빈치 리졸브를 혼자 쓰는 편집기에서 함께 쓰는 제작 플랫폼으로 바라보는 법이다. 다빈치 리졸브 21은 프로젝트 라이브러리를 중심으로 로컬, 네트워크, 클라우드 협업을 지원하고, Blackmagic Cloud를 통해 원격 팀도 같은 프로젝트를 동시에 다룰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1

프로젝트가 아니라 프로젝트 라이브러리를 이해해야 한다
리졸브 협업을 이해할 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넣어야 할 단어는 프로젝트(Project)가 아니라 프로젝트 라이브러리(Project Library)다. 프로젝트 하나는 실제 편집본이고, 프로젝트 라이브러리는 그 프로젝트들이 저장되는 책장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협업 방식은 결국 이 책장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2
프로젝트 라이브러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Local Project Library는 한 대의 컴퓨터 안에 있는 개인 작업용 서재다. 가장 단순하고 빠르지만,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만지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Cloud Project Library는 Blackmagic Cloud 위에 놓인 원격 협업용 서재다. 서로 다른 도시, 서로 다른 집, 서로 다른 스튜디오에 있어도 같은 프로젝트를 함께 다룰 수 있다.1
Network Project Library는 같은 사무실이나 같은 내부망에 있는 팀을 위한 방식이다. 시설 안에 Project Server를 두고 여러 워크스테이션이 접속한다.2
여기서 중요한 함정이 하나 있다. 로컬 프로젝트 라이브러리를 단순히 공유 폴더에 올려놓는다고 해서 자동으로 협업 시스템이 되지는 않는다. 로컬 라이브러리에는 원래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안전하게 작업하도록 만든 잠금 구조가 없기 때문에, 잘못하면 저장 충돌이나 덮어쓰기가 생길 수 있다.2
즉, 협업의 출발점은 "파일을 어디에 복사할까?"가 아니라 "우리 팀은 어떤 프로젝트 라이브러리를 쓸까?"다.
Blackmagic Cloud는 무엇을 해주는가
Blackmagic Cloud는 리졸브의 클라우드 협업 기반이다. 각 팀원은 Blackmagic Cloud ID를 만들고, 그 계정으로 리졸브의 Project Server에 로그인해 클라우드 프로젝트 라이브러리를 생성하거나 접속한다.1 이 구조가 만들어지면 편집자, 컬러리스트, Fusion 아티스트, 사운드 작업자가 같은 프로젝트 안에서 병렬로 일할 수 있다.3
쉽게 말하면, 예전 방식이 "한 사람이 프로젝트 파일을 열고, 끝나면 다음 사람에게 넘기는 방식"이었다면, 리졸브의 협업 방식은 "각자가 자기 구역에서 동시에 움직이는 방식"에 가깝다. 누군가는 Edit 페이지에서 메인 컷을 정리하고, 누군가는 Color 페이지에서 룩을 만들고, 또 다른 사람은 Fairlight에서 대사를 정리한다. 리졸브는 이 병렬 작업을 전제로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다.1
다만 현실적인 조건도 있다. 멀티유저 협업 기능은 기본적으로 DaVinci Resolve Studio에서 사용하는 기능으로 보는 것이 맞다. 무료판은 개인 학습과 단일 작업에는 훌륭하지만, 팀 협업 플랫폼으로 본격 활용하려면 Studio가 사실상 기준선이 된다.3
Blackmagic Cloud 협업 설정 순서
처음 세팅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다만 한 번에 깔끔하게 해두면 이후가 편하다.
먼저 팀원 각각이 Blackmagic Cloud ID를 만든다. 이 계정은 라이선스 키와는 별개다.3
리졸브의 Project Manager에서 클라우드 아이콘을 눌러 로그인한 뒤, 새 Cloud Project Library를 만든다.3
Blackmagic Cloud 쪽에서 협업자를 이메일로 초대한다. 일반적으로 관리자, 편집 가능 사용자, 보기 전용 사용자처럼 권한을 나눠 운영할 수 있다.3
프로젝트 라이브러리가 준비되면, 이제 팀이 공통으로 접근할 미디어 전략을 정한다. 바로 이 단계에서 많은 팀이 멈춘다.
왜냐하면 클라우드 라이브러리가 생겼다고 해서, 테라바이트짜리 카메라 원본이 저절로 모든 사람 컴퓨터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협업에서 진짜 어려운 부분은 프로젝트 공유보다 미디어 접근 통일이다.3
가장 많이 헷갈리는 지점: 클라우드는 프로젝트를 공유하고, 미디어는 따로 설계해야 한다
이 부분은 꼭 분리해서 이해해야 한다. Blackmagic Cloud를 쓰면 프로젝트 데이터는 원격으로 함께 다룰 수 있지만, 실제 영상 파일은 팀이 별도로 공유 전략을 세워야 한다.3
이 말이 처음엔 조금 맥 빠지게 들릴 수 있다. "아니, 그럼 클라우드 협업인데 왜 원본까지 자동으로 다 안 오지?" 하고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더 합리적이다. 4K, 6K, RAW 원본까지 실시간으로 무식하게 동기화하면 속도도 비용도 금방 폭발한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보통 아래 세 가지 방식 중 하나를 쓴다.
같은 장소 팀은 NAS나 SAN 같은 공유 스토리지를 둔다. 모두가 같은 저장소의 같은 미디어를 읽는다.
원격 팀은 프록시 워크플로를 쓴다. 가벼운 프록시 파일만 공유해서 편집하고, 최종 마스터 단계에서 원본으로 다시 연결한다.3
하이브리드 팀은 원본은 현장 또는 메인 편집실에 두고, 외부 인원에게는 프록시만 제공한다.
같은 사무실 안에서 Network Project Library를 운영한다면, Project Server를 둔 컴퓨터와 클라이언트 워크스테이션이 같은 로컬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어야 하고, 네트워크 속도는 적어도 기가비트 이더넷 이상이 권장된다.4 즉, 네트워크 협업은 소프트웨어 메뉴 몇 번 클릭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저장장치와 네트워크 성능까지 포함한 설계 문제다.
멀티유저 협업은 어떻게 충돌을 막을까
리졸브 협업이 실전에서 쓸 만한 이유는, 그냥 여러 사람이 접속만 허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동 잠금(locking) 개념으로 충돌을 줄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빈(bin)이나 타임라인을 열고 수정 중이면, 다른 사용자는 그것을 읽기 전용처럼 보게 된다. 덕분에 같은 구역을 동시에 뜯어고치다가 서로의 작업을 덮어쓰는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3
이 구조를 이해하면 팀 운영이 훨씬 편해진다. 예를 들어 편집자는 01_Edit 빈과 메인 타임라인을 담당하고, 어시스턴트는 02_Selects와 메타데이터 정리를 맡고, 컬러리스트는 잠긴 편집 타임라인을 기준으로 Color에서 작업하는 식이다. 모두가 한 냄비를 휘젓는 게 아니라, 같은 주방에서 다른 버너를 쓰는 셈이다.
여기에 리졸브는 프로젝트 안에서 온라인 상태의 팀원을 보여주고, 빠른 대화를 위한 채팅 기능도 제공한다는 점이 장점이다.3 슬랙이나 메신저는 편하지만, 작업 맥락과 분리되기 쉽다. 반면 프로젝트 안에 남는 대화는 나중에 다시 열어봐도 맥락이 살아 있다.
팀이 덜 싸우는 운영 규칙
협업 기능이 좋아도 규칙이 없으면 프로젝트는 금방 지저분해진다. 좋은 팀은 빠른 팀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팀이다. 다음 원칙은 규모와 상관없이 거의 항상 도움이 된다.
빈 소유권을 정해라. 자동 잠금이 있어도, 누가 어떤 빈을 주로 관리하는지 정해두면 충돌이 줄어든다.3
타임라인 버전을 의식적으로 나눠라. 큰 수정 전에는
v01,v02,clientReview_v03처럼 복제해 두자. 한 번 꼬인 타임라인은 되돌리는 시간이 더 무섭다.3프로젝트 기본값을 통일해라. 프레임레이트, 색관리, 해상도, 오디오 기준이 다르면 협업은 느려지고 문제는 늦게 터진다.3
미디어 경로를 문서로 남겨라. 원본, 프록시, 렌더 파일, 그래픽, 자막이 어디 있는지 한 장으로 정리해두면 새 팀원이 들어와도 덜 헤맨다.3
운영체제가 섞이면 Path Mapping을 고려해라. 맥과 윈도우는 파일 경로 표기 방식이 다르다. 리졸브의 Path Mapping을 잘 써두면 운영체제가 달라도 매번 relink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5
특히 마지막 항목은 나중에 크게 체감된다. 지금은 두 명이지만, 프로젝트가 쌓이면 언젠가 맥북 사용자와 윈도우 데스크톱 사용자가 한 프로젝트에서 만난다. 그때마다 "왜 또 미디어 오프라인이지?"를 외치고 싶지 않다면, 경로 설계를 초반에 해두는 편이 낫다.
어떤 팀에 어떤 라이브러리가 맞을까
모든 팀이 Blackmagic Cloud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협업 방식은 팀의 위치와 예산, 네트워크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2
혼자 작업하고 외주 전달만 가끔 한다면 Local Project Library로도 충분하다. 대신 이 경우는 말 그대로 개인 작업 중심이다. 다른 사람이 같은 라이브러리에 동시 접속하는 구조로 쓰면 안 된다.2
같은 사무실에서 여러 대의 편집기가 같은 미디어를 봐야 한다면 Network Project Library가 강력하다. 내부망 속도와 공유 스토리지만 받쳐주면 재생 성능과 응답성이 좋다.4
서로 다른 지역에서 원격으로 일하거나, 주 2회 재택과 출근이 섞인 하이브리드 팀이라면 Cloud Project Library가 가장 자연스럽다.1 특히 소규모 팀에게는 "협업 서버를 직접 운영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매우 크다. IT 담당자가 없는 팀일수록 장점이 더 크게 느껴진다.
클라이언트 리뷰는 협업의 마지막 퍼즐이다
팀 내부 협업이 잘 돌아가도, 클라이언트 피드백이 이메일 네 통, 메신저 여섯 줄, 전화 한 통으로 흩어지면 결국 다시 혼돈이 시작된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 리졸브의 협업 기능은 강력하지만, 클라이언트 승인과 검수까지 완전히 해결해주는 전용 리뷰 포털은 아니다. 즉, 검토와 승인 과정은 별도 시스템이나 명확한 규칙이 필요하다.6
가장 단순한 리뷰 흐름은 이렇다.
리뷰용 저용량 파일을 렌더한다.
필요하면 타임코드, 워터마크, 버전명을 화면에 번인한다.
링크를 보내고, 피드백을 수집한다.
받은 피드백을 리졸브 타임라인의 마커로 정리한다.
수정 후 새 버전을 다시 보낸다.
이 기본형만 잘 지켜도 "2분쯤 그 부분" 같은 모호한 피드백이 "02:13:08 자막 위치 수정"처럼 바뀐다. 수정 속도가 빨라지는 이유는 실력이 늘어서가 아니라, 문제의 위치가 정확해지기 때문이다.
한 단계 더 나아가면, DaVinci Resolve Studio의 Workflow Integrations를 활용한 외부 리뷰 도구 연동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Krock.io 같은 플러그인은 리뷰 링크에서 받은 시간코드 기반 코멘트를 다시 리졸브 타임라인의 마커로 동기화할 수 있다.7 이 방식의 장점은 간단하다. 브라우저 안의 댓글이 편집기의 마커로 돌아오므로, 사람이 수동으로 타임스탬프를 옮겨 적는 번거로움이 줄어든다.
물론 모든 팀이 외부 리뷰 서비스를 꼭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리뷰 횟수가 많고, 수정 승인 절차가 중요한 클라이언트 작업이라면 이런 도구가 체감 시간을 크게 줄여준다.
실전 예시: 3인 팀으로 광고 영상 마감하기
작은 팀 하나를 상상해보자. 편집자 한 명, 컬러리스트 한 명, 사운드 담당 한 명이다.
편집자는 Blackmagic Cloud 라이브러리 안에서 메인 타임라인을 다듬는다. 컬러리스트는 같은 프로젝트를 열어 Color 페이지에서 프리그레이드와 룩 작업을 진행한다. 사운드 담당은 Fairlight에서 대사 노이즈와 BGM 레벨을 정리한다. 이 셋은 같은 프로젝트를 공유하지만, 서로의 작업 구역을 무작정 침범하지 않는다. 빈과 타임라인 잠금이 충돌을 줄이고, 버전명 규칙이 실수를 줄인다.3
이제 클라이언트에게 Review_v03를 보낸다. 피드백이 오면 편집자는 마커 기준으로 수정하고, 컬러리스트는 문제 샷만 업데이트하고, 사운드 담당은 마지막 한 줄 나레이션 레벨만 손본다. 중요한 것은 파일을 주고받는 횟수가 아니라, 모두가 같은 프로젝트의 같은 상태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리졸브는 단순한 편집기가 아니라 작업의 기준점이 된다.
1인 작업자도 협업을 배워야 하는 이유
"나는 팀이 아닌데요?"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요즘의 1인 작업자는 사실상 작은 팀이다. 오늘은 혼자 컷 편집을 하지만, 내일은 썸네일 디자이너와 자막 작업자와 외주 믹싱 기사와 만날 수 있다. 다음 달에는 클라이언트가 원본 프로젝트 인계를 요청할 수도 있다.
협업 기능을 안다는 것은 꼭 다섯 명이 동시에 접속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프로젝트를 넘기기 쉬운 구조로 만드는 습관을 갖는다는 뜻이다. 빈을 정리하고, 버전을 나누고, 미디어 경로를 문서화하고, 리뷰 흐름을 타임코드 중심으로 만드는 것. 이 습관은 팀 작업에서만 유용한 것이 아니라, 미래의 나를 위해서도 유용하다.
한 달 뒤의 나는 지금의 나보다 프로젝트를 더 낯설게 본다. 그러니 협업은 남을 위한 기술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미래의 자신과 잘 지내는 기술이기도 하다.
정리: 리졸브는 혼자 쓰는 편집기가 아니다
다빈치 리졸브 21의 협업 철학은 분명하다. 프로젝트 라이브러리를 중심으로 로컬, 네트워크, 클라우드 방식을 나누고, Blackmagic Cloud를 통해 원격 협업의 문턱을 낮추며, 편집·색보정·VFX·오디오를 같은 프로젝트 안에서 병렬로 움직이게 만든다.1
하지만 좋은 협업은 버튼 하나로 완성되지 않는다. 라이브러리 선택, 미디어 공유 전략, 잠금 구조 이해, 버전 규칙, 리뷰 시스템까지 맞물려야 비로소 부드럽게 돌아간다.
결국 핵심은 이것이다. 리졸브는 파일을 넘겨주는 도구가 아니라, 팀이 같은 작업 세계를 공유하게 만드는 도구다. 그 차이를 이해하는 순간, 당신의 프로젝트는 더 커질 준비를 끝낸 셈이다.
참고
1DaVinci Resolve - 협업 | Blackmagic Design
2DaVinci Resolve: Local, Cloud, and Network Project Libraries | The Render | Suite Studios Blog
3How to Set Up DaVinci Resolve Collaboration for Your Team
4Sharing Network Project Libraries via the Project Server
5DaVinci Resolve: Local, Cloud, and Network Project Libraries | The Render | Suite Studios Blog
6How to Set Up DaVinci Resolve Collaboration for Your Team
7How to Set Up a Client Review Workflow Inside DaVinci Resolve Studio
이 노트는 보도·비평·교육·연구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저작권 문의가 있으시면 에서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