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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포트폴리오 구성과 분산투자

주식투자를 시작하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한다. "제일 좋은 종목 하나만 사서 오래 들고 가면 되는 것 아닐까?" 실제로 큰 수익은 때로 한 종목에서 나온다. 하지만 투자 세계에서 오래 살아남는 사람은 대개 다른 질문을 먼저 던진다. "혹시 내가 틀렸을 때도 버틸 수 있을까?"

이 장의 핵심은 단순하다. 수익은 종목 하나가 만들 수 있지만, 생존은 분산이 지켜준다. 좋은 포트폴리오는 수익을 포기하는 구조가 아니라, 큰 실수를 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만드는 구조다. 투자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수익이 조금 덜 나는 일이 아니라, 한 번의 큰 손실로 시장에서 퇴장당하는 일이다.

포트폴리오란 단순히 여러 종목을 담아놓은 바구니가 아니다. 내 자산을 어떤 원칙으로 나누고, 어떤 위험을 감수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도록 설계한 투자 지도다. 이 장에서는 그 지도를 어떻게 그릴지 차근차근 살펴보자.

포트폴리오 구성과 분산투자

포트폴리오란 무엇인가

포트폴리오는 내가 보유한 모든 투자 자산의 조합을 뜻한다. 주식 몇 종목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현금, 국내 주식, 해외 주식, ETF, 채권형 상품, 때로는 금 같은 대체 자산까지 포함한 전체 그림이다.

많은 초보 투자자는 종목 선택에만 집중한다. 물론 어떤 회사를 고르느냐는 중요하다. 하지만 투자 결과를 좌우하는 더 큰 요소는 "무엇을 얼마나 담았는가"인 경우가 많다. 아주 좋은 종목을 찾았더라도, 그 종목에 자산의 80%를 몰아넣으면 포트폴리오는 불안정해진다. 반대로 평범해 보이는 자산 조합이라도 균형이 잘 잡혀 있으면 긴 시간 동안 훨씬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종목 선택이 요리의 재료라면, 포트폴리오 구성은 식단 설계에 가깝다. 아무리 좋은 재료도 한 가지만 계속 먹으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투자도 비슷하다.

왜 분산투자가 필요한가

분산투자의 가장 큰 목적은 위험을 줄이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위험은 단순히 가격이 오르내리는 변동만이 아니다.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내 자산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 전체를 뜻한다.

예를 들어 반도체 업황이 좋을 때는 관련 종목이 함께 오르기 쉽다. 이때 반도체 회사 다섯 종목을 샀다고 해서 충분히 분산했다고 생각하면 착각일 수 있다. 이름은 다섯 개지만 사실상 같은 방향에 돈을 건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업황이 꺾이면 함께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분산투자는 이런 상황을 막아준다. 한 자산이 부진하더라도 다른 자산이 균형을 잡아주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충격이 줄어든다. 분산의 진짜 힘은 수익률을 화려하게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큰 낙폭을 줄여 마음이 무너지는 일을 막아주는 데 있다.

투자는 수익률 게임인 동시에 버티기 게임이다. 50% 손실이 나면 원금으로 돌아오기 위해 100% 수익이 필요하다. 이 숫자는 분산투자가 왜 중요한지 아주 분명하게 보여준다. 크게 잃지 않는 것이 결국 더 빨리 가는 길이 될 수 있다.

분산에도 종류가 있다

분산투자라고 하면 보통 "종목을 여러 개 사는 것"만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진짜 분산은 그보다 훨씬 넓다. 종목 수만 늘리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때가 많다.

분산은 크게 자산배분, 섹터 분산, 지역 분산, 시간 분산으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이 네 가지를 이해하면 포트폴리오의 뼈대를 세우기가 쉬워진다.

자산배분 분산

자산배분은 주식, 채권, 현금, ETF 등 서로 성격이 다른 자산에 비중을 나누는 것이다. 주식은 성장성이 크지만 변동성도 크다. 반면 현금과 채권은 일반적으로 수익률 기대치는 낮지만 방어 역할을 할 수 있다.

초보 투자자가 흔히 하는 실수는 "나는 장기 투자니까 전부 주식"이라고 단순하게 결정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주식 비중이 높을 수는 있다. 하지만 내 성향과 상황을 무시한 채 주식만 가득 담으면 하락장에서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버티지 못하고 가장 힘든 시점에 팔아버리면, 장기 투자는 계획으로만 남는다.

섹터 분산

섹터는 산업 분야를 뜻한다. 반도체, 금융, 헬스케어, 소비재, 2차전지, 에너지 같은 구분이 여기에 해당한다. 산업마다 성장 시기와 침체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특정 섹터에만 몰리면 성과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예를 들어 금리가 오를 때 유리한 업종이 있고, 금리가 내려갈 때 유리한 업종이 있다. 경기 민감 업종이 강할 때도 있고, 경기 방어 업종이 버텨주는 시기도 있다. 포트폴리오가 여러 섹터에 퍼져 있으면 특정 업황 악화가 전체 계좌를 한 번에 무너뜨릴 가능성이 줄어든다.

지역 분산

국내 시장만 보는 투자자는 생각보다 많다. 익숙하고 정보 접근이 쉬워서다. 하지만 한 나라의 경제 상황과 정책, 통화, 산업 구조에만 자산을 묶어두면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해외 분산은 단순히 "미국 주식도 조금 사자" 수준이 아니다. 세계 경제의 다양한 성장 동력에 참여하는 일이다. 미국은 기술주와 글로벌 대형 기업이 강하고, 한국은 제조업과 특정 수출 산업의 비중이 높다. 어느 한 시장이 부진할 때 다른 시장이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

시간 분산

아무리 좋은 자산이라도 매수 시점이 나쁘면 초반에 큰 스트레스를 겪을 수 있다. 그래서 한 번에 전부 사기보다 정기적으로 나눠 사는 방법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를 적립식 투자나 분할 매수라고 부른다.

시간 분산은 가격을 예측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투자에서 겸손은 의외로 강력한 무기다.

자산배분이 포트폴리오의 중심이다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은 종목이 아니라 비중이다. 자산배분은 "내 돈을 어떤 그릇에 얼마만큼 담을 것인가"를 정하는 과정이다. 이 결정이 중요한 이유는 같은 종목을 사더라도 비중에 따라 투자 경험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전체 자산의 20%만 주식에 넣고 나머지는 안정적으로 운용한다. 다른 사람은 90%를 주식에 넣는다. 둘 다 같은 시장에 투자해도 하락장에서 느끼는 공포는 전혀 다르다. 문제는 성향에 맞지 않는 비중을 선택하면 결국 스스로 계획을 깨게 된다는 점이다.

자산배분은 정답이 하나가 아니다. 다만 기준은 있다. 투자 기간, 손실 감내 수준, 현금 필요성, 수입 안정성, 투자 경험이 대표적이다.

투자 기간이 길수록 일반적으로 위험 자산 비중을 높일 여지가 생긴다. 손실을 회복할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가까운 시기에 써야 할 돈은 공격적으로 운용하면 안 된다. 1년 안에 집 보증금이나 학비로 써야 할 자금을 주식에 넣는 것은 투자라기보다 무리한 선택에 가깝다.

또한 직업과 소득 구조도 중요하다. 월급이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시장 하락을 버틸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다. 반면 수입 변동이 큰 사람은 현금 비중을 더 두는 것이 마음과 생활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나에게 맞는 주식 비중은 어떻게 정할까

많은 사람이 "주식은 몇 퍼센트가 적당한가요?"라고 묻는다. 하지만 비중은 유행이 아니라 체질로 정해야 한다. 남이 80%를 담는다고 나도 그 비중을 견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비중을 정할 때는 먼저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면 좋다. 내가 감당 가능한 손실은 어느 정도인가? 계좌가 10% 하락했을 때 잠이 잘 오는가? 20% 하락하면 추가 매수를 할 수 있는가, 아니면 손절 버튼을 누르고 싶은가? 이 질문에 대한 솔직한 답이 자산배분의 출발점이다.

초보 투자자에게는 "높은 기대수익"보다 "끝까지 유지 가능한 비중"이 훨씬 중요하다.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는 상승장에서는 멋져 보이지만, 하락장에서 계획이 무너지면 아무 의미가 없다. 보수적인 포트폴리오라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줄 수 있다.

아주 단순한 예로 생각해보자. 어떤 사람은 주식 70%, 현금 및 안정 자산 30%가 편하다. 다른 사람은 주식 50%, 안정 자산 50%여야 마음이 편하다. 수치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이 흔들릴 때도 그 비중을 지킬 수 있느냐이다.

종목 수는 많을수록 좋을까

분산이 중요하다고 하니 종목을 무조건 많이 담으려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종목 수가 늘어난다고 분산이 무한히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많은 종목은 관리가 어려워지고, 결국 어떤 회사에 투자했는지도 흐릿해질 수 있다.

핵심은 "서로 다른 위험을 담고 있는가"이다. 비슷한 사업 구조와 같은 경기 변수에 묶여 있는 종목을 열 개 담아도 실질적 분산은 약하다. 반대로 업종과 지역, 성격이 다른 자산을 적절히 섞으면 더 적은 수로도 균형을 만들 수 있다.

직접 종목을 고르는 투자자라면 자신이 추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구성하는 것이 좋다. 회사 수가 많아질수록 실적 발표, 산업 변화, 악재 대응을 모두 챙기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초보자일수록 개별 종목과 ETF를 함께 활용하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ETF는 여러 종목을 한 번에 담는 상품이므로, 적은 노력으로 기본적인 분산 효과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

섹터 분산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주식시장은 늘 한 섹터만 주목받지 않는다. 어떤 시기에는 기술주가 중심이 되고, 어떤 시기에는 금융주나 에너지주가 강해진다. 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 필수소비재나 헬스케어처럼 비교적 방어적인 성격의 업종이 상대적으로 선방하기도 한다.

섹터 분산의 핵심은 미래를 정확히 맞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환경이 오더라도 포트폴리오 전체가 한 방향으로만 무너지지 않게 만드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성장 섹터만 담으면 상승기에는 빠르게 오를 수 있지만 조정기에는 충격도 커질 수 있다. 반대로 방어 섹터만 담으면 안정감은 있지만 장기 성장의 힘이 약해질 수 있다. 그래서 두 성격을 적절히 섞는 것이 현실적이다.

섹터를 나눌 때는 단지 이름만 보지 말고, 그 산업이 어떤 변수에 영향을 받는지 생각해야 한다. 금리, 환율, 경기 사이클, 원자재 가격, 정부 정책 등 민감한 요인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투자자는 종목 코드가 아니라 위험의 성격을 분산해야 한다.

국내외 분산이 필요한 이유

국내 시장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기업 뉴스도 쉽게 접하고, 환율 부담도 적다. 이런 장점 때문에 국내 주식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쉽다. 하지만 익숙함이 항상 안전함을 뜻하지는 않는다.

한 국가의 증시는 그 나라의 산업 구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한국 시장은 특정 대형 수출 기업과 일부 산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 따라서 국내 투자만 하면 나도 모르게 특정 산업 구조에 자산이 집중될 수 있다. 반면 해외 투자를 포함하면 다른 통화, 다른 성장 산업, 다른 정책 환경에 자산을 나눌 수 있다.

특히 미국 시장은 세계적인 플랫폼 기업, 소프트웨어 기업, 반도체 설계 기업 등 한국 시장에서 직접 담기 어려운 산업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 물론 해외 투자에도 환율 변동, 세금, 정보 격차 같은 요소가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한 나라에만 내 미래를 맡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외 분산은 애국심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투자 계좌는 감정보다 구조가 중요하다.

ETF를 활용한 분산투자

분산투자를 보다 쉽게 실천하는 방법 중 하나는 ETF를 활용하는 것이다. ETF는 여러 종목을 묶어 하나의 상품처럼 거래할 수 있게 만든 도구다. 예를 들어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ETF, 특정 국가 지수에 투자하는 ETF, 배당주 ETF, 채권 ETF, 금 관련 ETF 등이 있다.

ETF의 장점은 단순함이다. 개별 종목을 일일이 분석하기 어려운 투자자도 넓은 범위에 분산할 수 있다. 특히 초보자에게는 종목 선정 실수 하나가 계좌 전체를 흔드는 일을 줄여준다.

물론 ETF라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어떤 지수를 추종하는지, 특정 섹터에 치우쳐 있지는 않은지, 운용 보수는 어떤지 살펴봐야 한다. 이름만 보고 "분산형 상품이겠지"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특정 산업에 강하게 몰릴 수 있다. ETF도 결국 구성 종목과 비중을 이해해야 한다.

좋은 포트폴리오의 조건

좋은 포트폴리오는 화려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친구에게 자랑할 만한 한 방 종목이 없을 수도 있다. 대신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 왜 이 자산을 담았는지 설명할 수 있다.

  • 특정 종목이나 섹터 하나가 무너져도 계좌 전체가 치명상을 입지 않는다.

  • 하락장이 와도 계획을 유지할 수 있다.

  •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수정할 수 있다.

결국 좋은 포트폴리오는 "예측이 맞았을 때 크게 버는 구조"만이 아니라 "예측이 틀려도 망하지 않는 구조"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이 차이가 생각보다 훨씬 크다.

리밸런싱이란 무엇인가

리밸런싱은 시간이 지나며 달라진 자산 비중을 원래 목표 비중으로 되돌리는 작업이다. 말은 어려워 보여도 원리는 단순하다. 많이 오른 자산은 비중이 커지고, 덜 오른 자산이나 하락한 자산은 비중이 줄어든다. 그러면 처음 설계한 균형이 깨진다. 이때 일부를 줄이고 일부를 늘려 다시 균형을 맞추는 것이 리밸런싱이다.

예를 들어 주식 60%, 안정 자산 40%로 시작했다고 해보자. 주식시장이 크게 오르면 어느새 주식 비중이 75%가 될 수 있다. 수익은 기분 좋지만 동시에 포트폴리오는 예전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변해 있다. 시장이 꺾이면 생각보다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이때 일부 이익을 실현해 비중을 다시 60% 근처로 맞추는 것이 리밸런싱이다.

리밸런싱의 매력은 인간 본능과 반대로 움직이게 해준다는 점이다. 사람은 오를 때 더 사고 싶고, 내릴 때 겁이 난다. 하지만 리밸런싱은 많이 오른 자산을 일부 줄이고, 상대적으로 덜 오른 자산을 보충하게 만든다. 즉 비싸질수록 조금 팔고, 상대적으로 싸질수록 조금 사게 하는 규율이 된다.

리밸런싱은 왜 중요한가

포트폴리오는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균형을 유지하지 못한다. 잘 나가는 자산이 전체를 끌고 가면서 점점 한쪽으로 치우친다. 문제는 그 상태가 가장 편안하게 느껴질 때도 많다는 것이다. 수익을 내는 자산이 커졌으니 건드리고 싶지 않다. 그러나 바로 그때 포트폴리오의 위험이 조용히 커진다.

리밸런싱은 위험을 관리하는 장치다. 처음 정한 원칙을 다시 떠올리게 하고, 감정이 아니라 기준에 따라 행동하게 만든다. 또한 특정 자산이 과도하게 비대해지는 것을 막아준다. 한 종목이 너무 커지면 좋은 회사에 투자한 것이 아니라, 한 회사에 인생을 맡긴 상태가 될 수 있다.

리밸런싱은 수익을 무조건 깎아먹는 행동이 아니다. 오히려 욕심이 포트폴리오를 망치지 않도록 하는 브레이크에 가깝다. 자동차는 엔진만 좋다고 안전하지 않다. 브레이크가 있어야 멀리 간다.

리밸런싱은 얼마나 자주 해야 할까

정답은 없지만 지나치게 자주 할 필요는 없다. 너무 잦은 리밸런싱은 거래 비용과 세금 부담을 키우고, 장기 상승 자산의 흐름을 불필요하게 잘라낼 수도 있다. 반대로 너무 오래 방치하면 처음 설계한 포트폴리오가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될 수 있다.

실무적으로는 일정 주기 방식과 허용 범위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일정 주기 방식은 반기나 1년에 한 번 점검하는 것이다. 허용 범위 방식은 목표 비중에서 일정 수준 이상 벗어났을 때만 조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목표 비중 대비 5%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면 리밸런싱을 검토하는 식이다.

초보자에게는 복잡한 방식보다 단순한 규칙이 좋다. 예를 들어 "매년 한 번 전체 자산 비중을 점검한다" 같은 규칙만 있어도 감정적 대응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분산투자에도 한계는 있다

분산투자가 만능은 아니다. 시장 전체가 크게 하락하는 위기 국면에서는 대부분의 위험 자산이 함께 내려갈 수 있다. 이때 분산을 했더라도 손실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분산의 목적은 손실 제로가 아니라 손실 통제다.

또한 분산을 지나치게 하면 수익의 개성이 사라질 수 있다. 너무 많은 자산을 억지로 담으면 오히려 왜 보유하는지 모르는 포트폴리오가 된다. "불안하니 이것도 조금, 저것도 조금" 식으로 늘린 결과, 관리만 어렵고 기대수익도 흐릿해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적당한 집중과 적당한 분산의 균형이다. 잘 아는 자산에 의미 있는 비중을 두되, 한 번의 실수로 게임이 끝나지 않게 설계해야 한다.

초보 투자자가 자주 하는 포트폴리오 실수

초보자들은 종종 포트폴리오를 전략이 아니라 기분으로 만든다. 뉴스에서 많이 본 종목, 주변에서 추천받은 종목, 최근 많이 오른 테마주가 계좌에 쌓인다. 그러다 보면 겉으로는 여러 종목이 있어도 실제로는 같은 성격의 위험에 몰려 있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실수는 현금을 무시하는 것이다. 현금은 수익이 없는 자산처럼 보여서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현금은 하락장에서 기회를 살 수 있게 해주는 선택권이다. 동시에 생활을 안정시키는 안전판이기도 하다. 투자자는 공격 자산만으로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버틸 수 있는 유동성을 가질 때 강해진다.

마지막으로, 리밸런싱 없이 방치하는 실수도 많다. 처음에는 분산이 잘된 포트폴리오였지만, 몇 년 지나면 특정 자산이 지나치게 커져 전혀 다른 성격이 된다. 투자자는 종목을 고르는 데만 집중하지 말고, 시간이 흐르며 바뀌는 비중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실전에서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 순서

포트폴리오를 짤 때는 복잡한 수학보다 순서가 중요하다.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생각하면 훨씬 명확해진다.

  • 먼저 투자 목적을 정한다. 노후 준비인지, 장기 자산 증식인지, 중기 목표 자금인지가 출발점이다.

  • 그다음 투자 가능 기간과 손실 감내 수준을 점검한다. 얼마나 오래 투자할 수 있는지, 어느 정도 하락까지 견딜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 이후 자산배분 비중을 결정한다. 주식과 안정 자산, 국내와 해외, 성장과 방어의 큰 틀을 먼저 잡는다.

  • 마지막으로 개별 종목이나 ETF를 채운다. 큰 틀이 먼저이고, 세부 선택은 그 다음이다.

이 순서를 거꾸로 하면 포트폴리오가 흔들리기 쉽다. 종목을 먼저 고르고 나중에 비중을 맞추려 하면, 좋아 보이는 것들만 계속 추가하다가 전체 균형을 잃기 쉽다.

예시로 보는 포트폴리오 사고방식

여기서 중요한 것은 특정 정답 포트폴리오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어떤 원리로 구성하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자는 국내외 주식 ETF를 기본으로 하되 현금성 자산과 안정 자산 비중을 충분히 둘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수익은 다소 느릴 수 있지만 큰 하락장에서 심리적으로 버티기 쉽다.

반대로 장기 투자 기간이 매우 길고 소득도 안정적인 투자자는 주식 비중을 더 높일 수 있다. 대신 그 안에서도 국내와 해외, 성장 섹터와 방어 섹터, 대형주와 넓은 지수 상품 등을 적절히 나누어 특정 위험에 과도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핵심은 남의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복사하지 않는 것이다. 같은 비중도 사람에 따라 의미가 다르다. 어떤 사람에게는 공격적인 비중이 다른 사람에게는 평범할 수 있다. 투자에서는 수익률보다 지속 가능성이 더 중요하다.

흔들리지 않는 포트폴리오는 마음까지 설계한다

좋은 포트폴리오는 숫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은 하락장에서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기 쉽다. 그래서 포트폴리오는 내 자산뿐 아니라 내 마음까지 고려해 설계해야 한다.

계좌가 흔들릴 때마다 불안해서 잠을 설친다면, 그 포트폴리오는 이론적으로 좋아 보여도 실제로는 나쁜 포트폴리오다. 투자 원칙은 지킬 수 있어야 원칙이다. 너무 공격적이면 시장이 아니라 내 감정이 먼저 무너진다.

따라서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는 수익률 기대만 계산하지 말고, "나는 이 구조를 3년, 5년, 10년 유지할 수 있는가?"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구조가 결국 강하다.

이 장의 핵심 정리

포트폴리오 구성과 분산투자는 투자자의 방어력과 생존력을 만드는 작업이다. 좋은 종목을 고르는 능력이 공격력이라면, 분산은 방어력이다. 둘 중 하나만으로는 오래 가기 어렵다.

자산배분은 포트폴리오의 뼈대다. 주식과 안정 자산의 비중, 국내와 해외의 비중, 섹터의 분산이 전체 성격을 결정한다. 이 뼈대 위에 종목과 ETF를 올려놓아야 계좌가 흔들려도 구조가 무너지지 않는다.

리밸런싱은 그 구조를 유지하는 점검 장치다. 시장이 좋을 때는 욕심을 다독이고, 시장이 나쁠 때는 원칙을 붙잡게 해준다. 투자에서 멀리 가는 사람은 매번 크게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 크게 틀려도 살아남는 사람이다.

수익은 종목 하나가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생존은 분산이 지켜준다. 이 문장을 기억하면 포트폴리오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다. 다음 장에서는 이런 포트폴리오 위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주식투자 전략들을 살펴보겠다.

책 목록

처음 시작하는 주식투자: 기초부터 포트폴리오 운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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