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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소리, 전기와 자석

우리는 세상을 주로 눈에 보이는 것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공이 굴러가고, 물이 흐르고, 나뭇잎이 흔들리는 장면은 분명하다. 하지만 조금만 더 살펴보면, 세상을 이어 주는 중요한 것들 가운데 많은 수는 보이지 않는다. 누군가의 목소리는 공기를 흔들며 우리 귀에 도착하고, 전기는 전선을 따라 흐르며 기계를 움직이고, 자석은 손을 대지 않아도 금속에 영향을 준다. 빛은 텅 빈 공간도 지나 우리 눈에 정보를 전해 준다.

이번 장에서는 이런 보이지 않는 힘과 신호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바탕, 곧 파동의 개념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파동이 소리와 빛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전기와 자기가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또 이들이 어떻게 하나의 큰 이야기로 이어지는지를 차근차근 살펴볼 것이다. 이 장을 다 읽고 나면, 조용한 방 안의 와이파이 신호와 밤하늘의 별빛도 조금은 다르게 보일 것이다.

빛, 소리, 전기와 자석

파동은 무엇일까

파동은 한곳의 흔들림이나 변화가 주변으로 퍼져 나가는 현상이다. 물에 돌을 던졌을 때 동그란 물결이 퍼져 나가는 모습이 가장 익숙한 예다. 줄을 한 번 흔들면 물결 모양이 줄을 따라 이동하는 것도 파동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파동이 퍼져 나간다고 해서 물질 자체가 멀리 이동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물 위의 나뭇잎은 물결이 지나갈 때 위아래로 흔들리지만, 물결과 함께 호수 끝까지 달려가지는 않는다. 즉, 파동은 주로 에너지와 정보를 전달한다.

이 특징 때문에 파동은 세상을 연결하는 훌륭한 전달자다. 소리는 말의 내용을 실어 나르고, 빛은 물체의 모양과 색을 전하고, 전자기파는 라디오 방송과 휴대전화 신호를 옮긴다. 보이지 않지만, 파동은 늘 무언가를 싣고 움직인다.

파동을 읽는 기본 언어

파동을 이해하려면 몇 가지 기본 표현을 알아 두면 좋다. 처음엔 이름이 많아 보이지만, 하나씩 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

파동의 가장 높은 부분과 가장 낮은 부분은 흔들림의 크기를 보여 준다. 이 흔들림의 크기를 진폭이라고 한다. 진폭이 크면 파동의 변화가 더 크다. 소리에서는 대체로 더 크게 들리고, 물결에서는 더 높게 출렁인다.

같은 모양이 한 번 반복되어 다시 나타날 때까지의 거리를 파장이라고 한다. 파장이 길다는 것은 한 번의 물결이 넓게 펼쳐져 있다는 뜻이고, 짧다는 것은 촘촘하게 반복된다는 뜻이다.

1초 동안 몇 번 반복되는지를 진동수 또는 주파수라고 한다. 단위는 헤르츠(Hz)다. 1초에 10번 흔들리면 10Hz다. 흔들림이 빠를수록 주파수는 커진다.

한 번 흔들리는 데 걸리는 시간을 주기라고 한다. 주파수가 높으면 주기는 짧고, 주파수가 낮으면 주기는 길다. 쉽게 말해, 빨리 흔들릴수록 한 번에 걸리는 시간은 줄어든다.

파동은 또 일정한 속력으로 퍼져 나간다. 이 속력은 파동의 종류와 지나가는 매질에 따라 달라진다. 매질이란 파동이 지나가는 물질이다. 공기, 물, 금속 막대 같은 것이 매질이 될 수 있다.

파동의 공통 성질

파동은 종류가 달라도 몇 가지 공통된 행동을 보인다. 이 공통점을 이해하면 소리와 빛을 한꺼번에 더 쉽게 볼 수 있다.

파동은 경계면을 만나면 반사될 수 있다. 거울에서 빛이 튕겨 나오는 것, 절벽에서 소리가 되돌아와 메아리가 되는 것이 반사다.

파동은 다른 물질로 들어갈 때 방향이 꺾일 수 있는데, 이를 굴절이라고 한다. 물컵 속 빨대가 꺾여 보이는 것은 빛의 굴절 때문이다.

파동은 좁은 틈을 지나거나 장애물의 가장자리를 돌아 퍼질 수 있다. 이것을 회절이라고 한다. 문틈 너머의 소리가 들리는 이유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파동끼리 만나면 서로 영향을 주며 더 강해지거나 약해질 수 있다. 이를 간섭이라고 한다. 두 물결이 겹쳐 더 큰 물결이 되기도 하고, 서로 상쇄되어 작아지기도 한다.

어떤 물체가 자기에게 잘 맞는 빠르기로 흔들릴 때 유난히 크게 진동하는 현상은 공명이라고 한다. 그네를 밀 때 타이밍이 잘 맞으면 적은 힘으로도 높이 올라가는 것이 좋은 예다.

이 다섯 가지 성질은 파동을 단순한 흔들림이 아니라, 규칙을 가진 전달 현상으로 보게 해 준다.

소리는 어떻게 들릴까

소리는 물체의 진동이 주변 물질을 흔들며 퍼져 나가는 파동이다. 기타 줄을 튕기면 줄이 떨리고, 그 떨림이 주변 공기를 밀었다 당기며 귀까지 전달된다. 우리는 그 변화를 소리로 느낀다.

소리의 중요한 특징은 반드시 매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공기, 물, 고체처럼 흔들릴 무언가가 있어야 소리가 전달된다. 그래서 거의 완전히 비어 있는 우주 공간에서는 영화처럼 폭발음이 크게 들리지 않는다. 빛은 보일 수 있어도 소리는 잘 전달되지 않는다.

소리가 퍼질 때 공기 분자 하나하나가 멀리 여행하는 것은 아니다. 분자들은 제자리 근처에서 밀리고 당겨지며 이웃에게 변화를 넘긴다. 마치 운동장에 길게 선 사람들이 앞사람을 밀면 그 움직임이 줄 끝까지 전달되는 것과 비슷하다.

높은 소리와 큰 소리는 무엇이 다를까

우리는 흔히 소리를 설명할 때 "높다"와 "크다"를 섞어 쓰기 쉽다. 하지만 과학에서는 다른 뜻이다.

소리의 높낮이는 주파수와 관련이 있다. 초당 진동 수가 많을수록 높은 소리가 난다. 피리의 날카로운 소리와 큰 북의 낮은 소리를 비교하면 감이 잡힌다.

소리의 크기는 대체로 진폭과 관련이 있다. 더 크게 흔들릴수록 소리가 크게 들린다. 같은 음이라도 살짝 치면 작게 들리고, 세게 치면 크게 들리는 이유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음색이다. 같은 높이, 같은 크기의 소리라도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소리가 다르게 들린다. 이는 소리가 단순한 한 가지 진동만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여러 진동이 섞인 복합적인 모양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 목소리도 제각기 다르다.

소리는 얼마나 빨리 갈까

소리의 속력은 지나가는 매질에 따라 달라진다. 보통 소리는 기체보다 액체에서, 액체보다 고체에서 더 빠르게 전달된다. 입자들이 더 촘촘히 연결되어 있어 흔들림이 더 잘 전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속이나 긴 금속 막대에서는 공기 중보다 소리가 더 빠르게 전달될 수 있다. 같은 타격 소리라도 전달되는 물질이 다르면 도착하는 방식과 속도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천둥번개가 칠 때 번개는 먼저 보이고 천둥은 나중에 들린다. 빛이 소리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이 차이를 이용하면 번개가 떨어진 곳이 대략 얼마나 먼지 짐작할 수도 있다.

우리 귀는 소리를 어떻게 알아챌까

귀는 공기의 흔들림을 감지하는 정교한 장치다. 바깥귀는 소리를 모아 들여보내고, 고막은 그 흔들림에 따라 떨린다. 이어서 작은 뼈들과 안쪽 구조가 진동을 증폭하고, 마지막에는 신경 신호로 바꾸어 뇌로 보낸다.

즉, 우리가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귀에 무언가 들어오는 일이 아니라, 파동이 전기적 신호로 바뀌어 해석되는 과정이다. 이 점은 아주 중요하다. 몸도 자연 현상을 읽어 신호로 바꾸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소리도 있다. 너무 낮은 주파수의 소리는 잘 들리지 않고, 너무 높은 주파수의 소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동물에 따라 들을 수 있는 범위가 다르다. 박쥐는 높은 주파수의 소리를 이용해 주변을 파악하고, 고래는 바닷속에서 멀리까지 소리를 보낸다.

빛은 무엇일까

빛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신호 전달자다. 빛이 없으면 우리는 물체의 모양도, 거리도, 색도 알기 어렵다. 그런데 빛은 단순히 "밝음"이 아니라, 매우 특별한 성질을 가진 파동이다.

빛은 전자기파의 한 종류다. 전자기파란 전기와 자기의 변화가 서로를 만들며 퍼져 나가는 파동이다. 이름은 조금 어렵지만, 핵심은 분명하다. 빛은 물질이 꼭 없어도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태양빛은 우주 공간을 지나 지구까지 도달한다.

이 점에서 빛은 소리와 다르다. 소리는 공기 같은 매질이 있어야 하지만, 빛은 진공에서도 이동할 수 있다. 두 현상이 모두 파동이지만,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보는 색은 어디서 올까

햇빛은 그냥 하얀 한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사실 여러 색의 빛이 섞여 있다. 프리즘을 통과한 빛이 무지개처럼 퍼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빛의 색은 주파수와 파장에 따라 달라진다. 대체로 파장이 긴 쪽은 붉은빛에 가깝고, 파장이 짧은 쪽은 푸른빛이나 보랏빛에 가깝다. 사람 눈은 전자기파 전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중 아주 좁은 범위만 감지한다. 이 범위를 가시광선이라고 한다.

물체가 어떤 색으로 보이는지는 그 물체가 어떤 빛을 반사하고 어떤 빛을 흡수하느냐에 달려 있다. 빨간 사과가 빨갛게 보이는 것은 사과가 빨간빛을 더 많이 반사하고 다른 색은 더 많이 흡수하기 때문이다. 어두운 옷이 햇빛 아래에서 더 덥게 느껴지는 것도 많은 빛을 흡수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빛의 반사와 굴절

빛은 물체를 만나면 여러 방식으로 행동한다. 거울처럼 매끈한 표면에서는 잘 반사된다. 그래서 우리는 거울 속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종이나 벽처럼 울퉁불퉁한 표면에서는 빛이 여러 방향으로 흩어져 반사되므로, 선명한 상이 맺히지 않는다.

빛은 한 물질에서 다른 물질로 들어갈 때 속력이 달라지며 방향이 꺾이기도 한다. 이것이 굴절이다. 물속에 잠긴 동전이 실제보다 다른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 현상 때문이다.

렌즈는 빛의 굴절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도구다. 돋보기는 빛을 모아 물체를 크게 보이게 하고, 안경은 굴절을 조절해 눈의 초점을 돕는다. 카메라와 현미경, 망원경도 모두 빛의 진행을 다루는 장치다.

그림자와 무지개는 왜 생길까

빛은 곧게 나아가는 성질이 강하다. 그래서 물체가 빛을 막으면 뒤쪽에 그림자가 생긴다. 낮에 해의 위치에 따라 그림자 길이가 달라지는 것은 빛이 들어오는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무지개는 빛이 물방울 속에 들어가며 굴절되고, 내부에서 반사되고, 다시 나오며 색깔별로 조금씩 다르게 퍼질 때 생긴다. 비가 온 뒤 해가 비칠 때 하늘에 나타나는 거대한 색의 고리는, 사실 수많은 작은 물방울이 동시에 빛을 나누어 보여 주는 장면이다.

이런 현상은 마술처럼 보이지만, 알고 나면 파동의 성질이 만든 질서 있는 결과라는 점이 더 놀랍다.

전기는 무엇일까

전기는 현대 생활의 거의 모든 곳에 스며 있다. 전등을 켜고,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선풍기를 돌리고, 컴퓨터를 작동시키는 데 모두 전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전기는 정확히 무엇일까.

전기를 이해하려면 먼저 전하라는 개념을 알아야 한다. 전하는 물질이 가지는 전기적 성질이다. 보통 양전하와 음전하로 나눈다. 서로 다른 전하는 끌어당기고, 같은 전하는 밀어낸다.

물체가 전하를 띠면 주변에 영향을 미치는 보이지 않는 영역이 생긴다. 이를 전기장이라고 한다. 전기장은 전하가 다른 전하에 힘을 미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전기는 크게 두 가지 모습으로 떠올리면 편하다. 하나는 정지해 있는 전하가 만드는 정전기, 다른 하나는 전하가 계속 움직이는 전류다.

정전기는 왜 생길까

겨울에 옷을 벗을 때 작은 불꽃이 튀거나, 플라스틱 자로 머리카락을 문지른 뒤 종이 조각을 끌어당기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정전기다.

서로 다른 물질이 접촉했다가 떨어질 때 전하가 한쪽으로 더 많이 이동할 수 있다. 그러면 한 물체는 전하를 더 많이 갖고, 다른 물체는 반대 성질의 전하를 더 많이 갖게 된다. 이렇게 전하가 한곳에 쌓이면 정전기 현상이 나타난다.

정전기는 순간적인 장난처럼 보이지만, 번개처럼 거대한 자연 현상도 같은 바탕 위에 있다. 구름 속에서 전하가 크게 분리되면 공기 중으로 강한 방전이 일어나고, 그 결과가 번개다.

전류는 어떻게 흐를까

전류는 전하가 일정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현상이다. 금속 전선에서는 주로 전자가 이동하며 전류가 흐른다. 이 흐름이 유지되려면 전하를 밀어 줄 원동력이 필요하다. 건전지나 발전기가 그 역할을 한다.

전류를 물의 흐름에 비유하면 이해가 쉽다. 높은 곳의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 전기도 전기적 차이에 의해 흐른다. 이 차이를 전압이라고 부른다. 전압이 전하를 밀어 주는 힘이라면, 전류는 실제로 흐르는 양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모든 물질이 전류를 똑같이 잘 흘려보내는 것은 아니다. 구리처럼 전기가 잘 통하는 물질은 도체, 고무나 플라스틱처럼 잘 통하지 않는 물질은 부도체라고 한다. 전선 속 금속이 전류를 흐르게 하고, 바깥쪽 플라스틱 덮개가 사람을 보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기 회로는 왜 닫혀 있어야 할까

전등이 켜지려면 건전지, 전선, 스위치, 전구가 적절히 연결된 회로가 필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전류가 흐를 수 있는 길이 끊기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길이 이어져 있으면 닫힌 회로이고, 중간이 끊기면 열린 회로다.

스위치를 끄면 전류의 길이 끊겨 전등이 꺼진다. 스위치를 켜면 길이 이어져 다시 전류가 흐른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동작 같지만, 이 원리 하나로 집 안의 전등부터 컴퓨터 내부의 복잡한 장치까지 작동을 제어할 수 있다.

회로에서는 전기가 단순히 "있다, 없다"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전류가 너무 크면 열이 많이 나거나 기기가 망가질 수 있다. 그래서 안전장치와 적절한 설계가 꼭 필요하다.

자석은 왜 끌어당길까

자석은 보이지 않는 힘의 좋은 예다. 종이 한 장을 사이에 두고도 클립을 끌어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석의 힘이 미치는 공간을 자기장이라고 한다.

자석에는 보통 두 극이 있다. 흔히 N극과 S극이라고 부른다. 같은 극끼리는 밀어내고, 다른 극끼리는 끌어당긴다. 자석을 아무리 잘라도 한쪽 극만 따로 떼어 낼 수는 없고, 잘린 조각마다 다시 두 극이 생긴다.

자기장은 눈에 직접 보이지 않지만, 철가루를 자석 가까이에 놓으면 자기장의 방향을 따라 무늬가 생긴다. 보이지 않는 힘이 공간을 어떻게 채우고 있는지 드러나는 순간이다.

지구도 거대한 자석이다

나침반 바늘이 늘 일정한 방향을 가리키는 것은 지구가 커다란 자석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 지구 주변에도 자기장이 형성되어 있고, 자화된 나침반 바늘이 그 방향에 맞춰 정렬된다.

덕분에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나침반을 이용해 방향을 찾았다. 오늘날에는 위성항법장치가 널리 쓰이지만, 지구 자기장은 여전히 항해와 지구 과학에서 중요한 주제다.

지구 자기장은 단지 방향만 알려 주는 것이 아니다. 우주에서 날아오는 입자들의 영향을 줄이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 보이지 않지만, 지구를 감싸는 보호막의 일부라고 생각해도 좋다.

전기와 자기는 왜 함께 이야기할까

전기와 자기는 한때 전혀 다른 현상처럼 보였다. 하지만 과학은 둘이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밝혀냈다.

전류가 흐르면 그 주변에 자기장이 생긴다. 다시 말해, 움직이는 전하는 자기와 연결된다. 반대로 자기장이 변하면 전류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이 원리가 바로 발전기의 핵심이다.

그래서 전기와 자기를 따로 떼어 보기보다는 전자기 현상으로 함께 이해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 전동기에서는 전류와 자기장이 힘을 만들어 회전이 일어나고, 발전기에서는 회전을 이용해 전류가 만들어진다. 집 안의 선풍기와 발전소의 거대한 터빈이 사실 같은 가족이라는 뜻이다.

전자석은 어떻게 만들까

못이나 철심에 전선을 감고 전류를 흐르게 하면 자석처럼 행동하게 만들 수 있다. 이것을 전자석이라고 한다. 전류가 흐를 때만 자기력이 생기므로, 켜고 끄기가 쉽고 세기 조절도 가능하다.

전자석은 생활 속에서 매우 자주 쓰인다. 고철을 들어 올리는 거대한 크레인, 초인종, 스피커, 전기 릴레이 같은 장치가 모두 전자석의 원리를 이용한다.

특히 스피커는 전기 신호를 소리로 바꾸는 대표적인 예다. 전류의 변화가 자기장의 변화를 만들고, 그 힘이 얇은 판을 떨리게 하며, 결국 공기를 흔들어 소리가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 신호가 음악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빛도 전자기파라고?

앞에서 빛은 전자기파의 한 종류라고 했다. 이 말은 매우 중요하다. 전기와 자기의 변화가 공간을 따라 퍼져 나가면, 그 자체가 하나의 파동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빛도 그중 일부다.

라디오파, 마이크로파,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 엑스선은 모두 전자기파 가족이다. 서로 완전히 다른 존재라기보다, 파장과 주파수가 다른 같은 부류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전자레인지는 마이크로파를 이용하고, TV 리모컨은 적외선을 이용하며, 휴대전화와 와이파이는 전자기파를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것이 아니라, 단지 우리 감각이 직접 느끼지 못할 뿐이다.

보이지 않는 신호는 어떻게 정보를 실어 나를까

이제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파동은 단순히 흔들리기만 하는데, 어떻게 말소리나 영상, 문자 메시지 같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까.

핵심은 변화에 규칙을 담는 것이다. 소리에서는 공기의 압력 변화가 말의 모양을 담는다. 빛에서는 밝기와 색의 변화가 장면의 정보를 담는다. 전기 회로에서는 전압의 높고 낮음, 켜짐과 꺼짐의 패턴이 정보를 나타낼 수 있다.

컴퓨터와 통신 기기는 이 원리를 정교하게 사용한다. 마이크는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꾸고, 스피커는 전기 신호를 다시 소리로 바꾼다. 카메라는 빛을 전기 신호로 바꾸고, 화면은 전기 신호를 다시 빛으로 바꾼다. 무선 통신은 이 신호를 전자기파에 실어 멀리 보낸다.

결국 현대 문명은 신호를 바꾸고, 실어 나르고, 다시 읽어 내는 기술 위에 서 있다. 말하자면 우리는 거대한 번역 기계들 사이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생활 속에서 만나는 빛, 소리, 전기, 자석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이 장의 내용이 한꺼번에 들어 있는 장면이 많다.

  • 스마트폰은 전기로 작동하고, 화면은 빛을 내며, 스피커는 소리를 만들고, 무선 통신은 전자기파를 쓴다.

  • 이어폰과 마이크는 소리와 전기 신호를 서로 바꾸며, 내부에는 자석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자동문, 전기벨, 세탁기, 선풍기 같은 기계에는 전동기와 전자석의 원리가 숨어 있다.

  • 안경, 카메라, 망원경은 빛의 굴절을 이용해 세상을 더 또렷하게 보이게 한다.

  • 나침반은 지구 자기장을 읽고, 라디오는 전자기파에 실린 신호를 소리로 바꾼다.

이렇게 보면 교실, 집, 거리 어디든 작은 과학관이 된다. 단지 익숙해서 눈에 띄지 않았을 뿐이다.

자주 헷갈리는 점 정리

빛, 소리, 전기, 자기를 배우다 보면 비슷해 보여도 다른 개념들이 있다.

첫째, 빛과 소리는 모두 파동이지만 같은 방식으로 전달되지는 않는다. 소리는 매질이 필요하지만, 빛은 진공에서도 갈 수 있다.

둘째, 높은 소리와 큰 소리는 다르다. 높은 소리는 주파수와 관련이 있고, 큰 소리는 진폭과 관련이 있다.

셋째, 전기와 전자는 같은 말이 아니다. 전기는 전하와 그 흐름에 관한 현상이고, 전자는 그 현상을 이루는 입자 가운데 하나다.

넷째, 자석이 금속을 모두 끌어당기는 것은 아니다. 철처럼 자기와 잘 반응하는 물질이 특히 잘 끌린다.

다섯째,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과학적으로 막연한 것은 아니다. 전기장, 자기장, 전자기파는 직접 보이지 않아도 그 효과를 측정하고 이용할 수 있다.

이 구분만 분명해도 이 단원의 내용은 훨씬 또렷해진다.

정리

이번 장에서는 파동의 기본 성질을 바탕으로 빛, 소리, 전기, 자기 현상을 함께 살펴보았다. 파동은 흔들림이 퍼져 나가며 에너지와 정보를 전달하는 현상이며, 반사, 굴절, 회절, 간섭, 공명 같은 공통된 성질을 가진다.

소리는 물체의 진동이 매질을 통해 전달되는 파동이다. 높은 소리와 큰 소리는 각각 주파수와 진폭에 관련되며, 귀는 이 진동을 전기 신호로 바꾸어 뇌에 전달한다.

빛은 전자기파의 한 종류로, 진공에서도 전달될 수 있다. 색은 파장과 주파수 차이에서 나오며, 반사와 굴절 덕분에 우리는 거울을 보고 렌즈를 사용하며 무지개를 만난다.

전기는 전하와 그 흐름에 관한 현상이고, 자기는 자석과 전류 주변에 나타나는 힘의 성질이다. 전기와 자기는 깊이 연결되어 있어 전동기, 발전기, 전자석, 무선 통신 같은 수많은 기술의 바탕이 된다.

이제 우리는 눈에 보이는 물체만이 아니라, 그 사이를 오가는 보이지 않는 힘과 신호도 떠올릴 수 있다. 누군가의 목소리, 전구의 빛, 휴대전화의 통신, 나침반의 떨림은 모두 세상이 조용히 주고받는 메시지다. 과학은 바로 그 메시지를 읽는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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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기초 수업: 세상을 읽는 10가지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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