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내 개인정보는 어떻게 지킬까? 빅테크에 맞서는 '데이터 소유권'의 실질적 변화는?

개인 데이터가 왜 점점 더 중요한가
요즘 인터넷과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개인의 데이터 관리와 통제에 대한 중요성 역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앱을 사용하는 과정을 넘어, 여러 플랫폼들이 사용자의 행동과 취향을 세밀하게 수집하고 분석하며 맞춤형 광고와 콘텐츠를 생성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죠. 이전에는 우리가 무심코 무료 서비스를 쓰는 대가로 개인정보를 넘겨줬다면, 이제 그 데이터가 디지털 세계에서 나라는 존재 자체를 정의하는 새로운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프랭크 맥코트라는 미국의 대형 투자자는 이런 상황에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프로젝트 리버티(Project Liberty)라는 기술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핵심 목표는 바로 자기 데이터의 소유와 통제권을 개인에게 되돌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사회적 논란이 컸던 틱톡 인수 제안 역시, 단순히 대형 플랫폼을 가져오겠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인터넷 질서'를 실현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상당히 독특합니다.
데이터 소유권, 구체적으로 무엇이 달라지는가
프로젝트 리버티에서는 단순히 '우리 데이터는 소중하다'고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개인이 데이터 활용 권한을 직접 설정하고, 필요에 따라 공유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기술적 인프라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플랫폼들은 우리가 남긴 기록과 정보, 대화, 심지어 감정까지 자체적으로 수집해 상업적·알고리즘적 활용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방식에서는 '허가 기반 정보 사용'이 표준이 되고, 데이터가 플랫폼의 소유가 아닌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이동·활용이 가능합니다. 즉, 내 일상을 기록하는 데이터가 기업이 쥐고 흔드는 무기가 아니라, 내가 직접 관리하는 디지털 페르소나가 되는 셈입니다. 대규모 플랫폼의 프로파일링, 은밀한 타깃 광고, 정보 조작처럼 현행 구조의 부작용을 제한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와 광고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 실제적인 변화의 핵심입니다.
AI와 '에이전트 중심 웹'의 부상
최근 몇 년간 AI와 챗봇, 거대 언어 모델(LLM)들이 등장하면서 인터넷 이용 패턴에도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예전처럼 여러 앱을 따로 사용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개인별 'AI 에이전트'를 통해 여러 플랫폼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정보를 주고받는 환경이 열릴 가능성이 큽니다.
맥코트의 설명대로라면, 진짜 의미 있는 AI 에이전트란 플랫폼이나 기업이 아닌 개인을 위해 존재하며, 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에 상시로 관여하는 기능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챗봇과 대화하며 남긴 모든 정보, 고민, 취향, 건강 이력 등이 기업의 서버에 고여서 분석되는 게 아니라, 내 데이터가 내 에이전트 안에서만 저장되고 필요한 때만 선택적으로 외부에 노출되는 구조입니다. 플랫폼의 경쟁에서 내 정보를 독점하려는 시도가 반복될수록, 이러한 데이터 이동성·상호운용성 확보가 더욱 중요한 가치로 부각됩니다.
데이터 경제의 새 모델 – 나도 보상 받을 수 있을까?
데이터 소유권이 실제로 보장된다면, 그 다음엔 데이터를 제공한 개인이 어떤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가가 쟁점으로 떠오릅니다. 예를 들어 기존 광고 시장에서는 사용자의 기록을 바탕으로 거대한 수익이 창출되지만, 정작 데이터의 원 소유자는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하는 구조였습니다.
프로젝트 리버티가 제안하는 방식에서는 데이터를 제공한 사용자가 그 값어치만큼 수익을 나눠 가지는 데이터 공유 경제가 구현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기 계량계처럼 내가 매달 어느 정도의 데이터를 플랫폼에 제공했는지 집계되어, 정산 결과에 따라 일정 부분 보상을 받는 식입니다. 물론 광고 자체를 아예 없애는 게 아니라, '타깃팅 중심 광고'가 아닌 사용자가 직접 원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공개하여, 합리적인 방식으로 광고와 경제적 보상이 연결되는 구조가 중요한 차이점입니다.
실제 이용 환경 – 내 데이터는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
구체적으로 맥코트가 구상하는 데이터 관리 방식은 단순한 보안 서비스나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을 넘어섭니다. 개별 사용자가 자기만의 에이전트(혹은 데이터 지갑, 대시보드)를 통해 데이터 접근·사용 권한을 실시간으로 통제하고, 필요에 따라 제공 정보의 범위를 조정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시킨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나는 지역 맛집 관련 정보는 공유해도 되지만, 건강이나 가족에 대한 대화 기록은 감추겠다'라는 선택이 언제든지 가능해집니다. 기존 플랫폼은 이런 세세한 통제가 어렵거나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새로운 구조라면 반복적이고 까다로운 개인 정보 설정도 쉽게, 직관적으로 실현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에이전트가 여러 플랫폼과 호환되어, 원하는 순간에 손쉽게 데이터를 옮기고 연결할 수 있는 환경까지 포함됩니다. 즉, 플랫폼에 오랫동안 정보를 쌓았다고 해서 옮기는 게 힘든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데이터 이사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빅테크 기업, 과연 변화에 협력할까?
현실적으로 보면,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이런 새로운 질서에 즉각적으로 동참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기존의 광고 및 데이터 경제 모델이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입니다. 맥코트 역시 이에 대해, 새로운 데이터 경제 모델을 연구하는 경제학자 그룹이 필요하다고 보고 프로젝트 리버티 산하에 연구진을 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광고 수익을 나누는 데이터 공유 구조에서는 플랫폼도 돈을 벌 수 있지만, 개인 사용자 역시 명확한 기여자이자 수익자라는 점에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모델이 실제로 언제, 어떻게 대중화될지는 아직 뚜렷한 일정이 확정되어 있지 않으나, 전통적인 데이터 독점 구조에서 벗어나려면 이제 경제적 인센티브도 함께 변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따져봐야 할 부분들
맥코트의 데이터 소유권 강화와 에이전트 기반 웹 구상은 분명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실제 무게감 있는 변화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장벽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먼저, 플랫폼 호환성과 이동성이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구현된다고 해도, 사용자 대다수가 익숙한 서비스에 머무르고 싶어하는 심리적·관성적 저항이 클 수 있습니다. 특히 한 플랫폼에 수년간 데이터와 관계, 선호도를 쌓아온 경우에는 옮길 때 체감 불편이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데이터 공유 경제가 실현되려면 정교한 가치 산정 방식과 합리적인 지급 기준이 필요합니다. 내 데이터가 어느 정도의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지, 어떤 정보는 얼마나 가치가 높은지 등 세밀한 평가 체계가 따라붙어야 하기 때문에 초반에는 시행착오가 많을 것입니다.
개별 에이전트의 '신뢰성' 확보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에이전트 자체가 보안 사고를 일으키거나, 사용자 정보가 완전히 분리된다는 보장 없이 상업적 목적이 개입된다면 오히려 더 큰 위험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빅테크 기업이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충분히 예상됩니다. 기술적 변화만으로는 기존 구조를 대체하기 어렵고, 정책·법령의 연계, 소비자 인식 개선이 모두 동시에 이뤄져야 진정한 데이터 소유권 확대가 가능하다고 보입니다.
반복적으로 많은 데이터를 생성·활용하는 직장인이나, 프라이버시에 민감한 일반 사용자에게는 분명 시도해볼 만한 접근이지만, 초기 진입 장벽과 경제·법적 환경이 맞춰지지 않으면 대중적 확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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