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IT·스타트업, 제품 디자인 차별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1. 차별화된 제품, 어디서 출발할까?
제품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데 있어 디자인의 역할은 늘 중요함을 느낍니다. 최근 Linear의 CEO 카리 사르닌과의 인터뷰 내용을 접하며, IT·스타트업에서 제품을 돋보이게 만드는 구체적 디자인 접근법을 고민하게 됩니다. 초기 단계부터 디자인에 집중한다는 사르닌의 철학은 마케팅이나 기능 경쟁을 넘어, 브랜드 신뢰와 사용자 경험을 직결하는 포인트입니다.
Linear가 성장하며 확보한 15,000곳 이상의 고객사, 그리고 Mercury, Ramp, OpenAI 같은 대형 기업을 통해 얻은 사례만 봐도, 디자인이 초기 기업의 진입장벽을 낮추어주고, 성장 단계에서 신뢰를 빠르게 확장해주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스타트업 초기에 디자인이 왜 중요한가
많은 창업자들이 브랜드와 디자인을 단순히 시각 요소(로고, 색상, 웹사이트 등)로 이해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 현업에서 강조되는 부분은 훨씬 넓고 깊습니다. Linear의 경험에서는 브랜드란 회사 전체가 만드는 일관된 인상, 그리고 모든 접점(제품, 세일즈, 고객 지원)에 녹아드는 일상적 경험의 총합으로 보는 것이 현실적 접근입니다.
예를 들어 카리 사르닌이 Coinbase 첫 디자이너로 합류했을 때, 초점은 복잡한 개념을 신뢰감 있게 단순화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암호화폐 거래소의 '신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브랜드 로고부터 UI까지 일관적으로 깔끔하고 전문적인 느낌을 주는 작업을 선행했습니다. 로고 하나, 웹사이트의 분위기, 제품 내 시각 기능 모두가 사용자 불안감을 줄이는 데 필요한 요소였습니다.
이처럼 브랜드의 신뢰 구축은 곧 사용자 행동, 구매 결정, 반복 사용에 실질적 영향을 줍니다. Airbnb 역시 브랜드의 일관성과 가치 중시를 경영진 차원에서 강조했고, 이것이 사용자 신뢰의 뼈대가 되었습니다.
3. 차별화를 위한 핵심 우선순위와 팀 구성
Linear의 경우, 차별점은 '기능의 다양성'이 아니라 품질과 세밀한 경험에서 나온다고 봅니다. 카리 사르닌은 "시장 경쟁사들이 단순한 프로젝트 관리 기능만 강조할 때, Linear는 전문성과 진정성, 그리고 내부를 관통하는 '퀄리티 중심 문화'에 집중했다"고 설명합니다. 모든 세일즈 담당자마저도 제품 자체에 깊은 이해와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이를 통해 고객과의 첫 접점부터 브랜드의 품질 이미지를 심어주겠다는 구상입니다.
또, 작은 팀 단위(2~3명)로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PM(프로덕트 매니저) 역할 역시 각 담당자의 자율성을 최대한 유지하게 하는 구조입니다. 개발자와 디자이너가 고객 피드백, 유저 리서치, 실제 사용 환경 등을 직접 경험하고 개선안을 도출하게끔 하고 있습니다. 기능 출시 시점에는 '마지막 품질 점검'으로 세밀한 요소까지 검토하는 관습이 자리 잡았습니다.
팀원 채용에서 특히 강조되는 것은 스스로 판단하고, 제품 전반에 관심을 가지는 인재 선별입니다. 단순히 코딩만 또는 미세 기능만 담당하려는 지원자보다는, 개인 프로젝트 경험이나 고객 관점에서 문제를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이 우선시됩니다. 개별 프로젝트 내역, 문제 해결 과정, 고객 반응을 세밀하게 물어본 뒤 업무 이해도와 학습 의지를 파악하는 방식이 효과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4. 디자인적 사고의 강점과 창업자의 시각
디자인 배경을 가진 창업자가 가진 강점에 대해 사르닌은 "문제 해결과 전체 맥락 파악 능력"이라고 강조합니다. 기술적 능력 못지않게, 제품이 전달해야 할 가치와 사용자의 실제 요구를 직관적으로 포착하는 감각이 디자인 창업자의 무기라는 점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단순히 Figma 등 디자인 툴을 다루는 것에서 벗어나 조직 내 다양한 이해관계자(CEO, 영업, 운영 등)의 목표와 전략, 사용자의 실제 상황까지 폭넓게 파악하려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합니다. 회사의 비즈니스 문제, 조직 구조, 역할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는 단순한 시안 작업 수준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인식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디자이너 채용이 비용 부담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초기 디자인 퀄리티가 장기적으로 서비스 및 브랜드 전반에 누적되는 가치를 고려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디자인이 편리하고 보기 좋은 것"을 넘어, 서비스의 신뢰와 사용성, 그리고 성장의 기반이 된다는 점입니다.
5. 업무 효율과 품질 관리 사이에서의 균형 잡기
제품을 빠르게 출시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품질을 유지하는 법에 대해 Linear에서는 내부적 실험과 베타 테스팅, 피드백 기반 빠른 반복을 강조합니다. 기능은 내부에 바로 적용해보고, 일부 고객사에 제한적으로 '거칠지만 빨리' 오픈하여 실제 사용성 피드백을 얻는 구조를 활용한다는 설명입니다. 최종 배포 단계에서만 치밀한 검수 절차를 두며, 실질적 진척과 품질을 동시에 잡으려는 전략입니다.
또 팀원들에게는 '처음부터 완벽한 기능을 만들라'는 압박보다는 '일정 내에 어디까지 실현 가능한가'를 자율적으로 고민,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짜게 하는 문화를 실질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일정 압박도 있지만, 실질 진척 상황을 기반으로 유연함을 인정하는 운영 방식입니다.
6. AI와 디자인의 미래, 그리고 현실적 접근법
AI가 빠른 속도로 디자인 분야에도 적용되는 시대에, 단순 반복적 디자인이나 웹사이트 제작 같은 영역은 AI 기반 자동화로 해결되는 흐름이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르닌은 "실질적 차별화와 탁월함을 추구하려면, 여전히 인간의 판단, 맥락 파악, 서사 구성력 등이 핵심이 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AI가 디자인의 평균 수준을 높이는 것은 사실일 수 있지만, 브랜드의 내러티브와 고객에게 전달되는 감성, 그리고 제품의 본질적 의미를 만드는 작업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라는 해석입니다.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되, 본질적으로 챙겨야 할 맥락과 세밀함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이 현실적입니다.
Linear의 최근 변화 역시, 광범위한 AI 도구보다 실질적으로 제품 운영 과정에서 반복적 문제(버그 분류, 코드 리뷰 등)를 AI로 자동화하는 쪽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CTO·CEO 모두 AI 우선 전략을 고민하되, 구체적 현장과 고객 문제에 맞는 '맞춤형 에이전트' 방향을 잡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현실적으로 따져봐야 할 부분들
실제 인터뷰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된 초기 디자인 품질 누적 효과, 작은 팀으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문화, 그리고 전문적·직관적 인재 채용 전략 모두, 이론상 상당히 효과적으로 들립니다. 하지만 국내 IT·스타트업 현장에서 현실적으로 적용할 때는 몇 가지 추가 고려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먼저, 팀 구성이 핵심 변수입니다. 디자인에 대한 이해 없이 영업·기술만으로 꾸려진 조직에서는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구현하기 어렵고, 프로덕트 퀄리티가 변수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Linear처럼 '자율적, 통합적 사고'를 가진 인재 구성이 핵심임을 인정한다 해도, 초기 스타트업의 채용 시장 실제 조건에서는 이런 인재풀을 찾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습니다.
다음으로, 빠르고 거친 기능 출시→베타 테스트→마지막 점검이라는 프로세스 역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외부 이해관계자(투자사, 고객사 등)와의 기대치와 속도·품질 사이에서 갈등이 더 심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거친 베타'까지 허용할지, 내부 기준 설정이 실질적으로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AI 자동화가 디자인 분야의 일부 역할을 대체한다 해도, 중장기적으로 브랜드의 서사와 서비스의 본질 가치를 만드는 능력은 여전히 사람의 역할로 남아 있습니다. 대행 디자인, 'AI로 만든 서비스'만으로는 차별화의 한계가 분명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반복적이고 구조화된 문제(이슈 분류, 간단한 웹 UI 등)는 AI가 빠르게 처리 가능하지만, 사용자 신뢰나 감성을 좌우하는 영역에서는 여전히 내부 인재의 역량이 관건일 것입니다.
기업 규모에 따라 적용의 난이도도 다릅니다. Lean한 팀에서 자율성이 빛날 수 있지만, 대기업이나 외부 조직 이해관계가 복잡한 환경에서는 개별 인재의 뜻만으로 일관된 경험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적용에 앞서 현재 조직 구조, 인력 수준, 고객 기대치,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단순히 '빠른 출시와 품질'의 균형이 아니라, 조직 내 명확한 퀄리티 기준, 브랜드 일관성, 내부 자율성 문화가 선행 조건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차별화 전략을 짜는 것이 성장의 뼈대를 만드는 첫걸음이 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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